영규대사, 조헌선생과 의병 활동하다 전사
"큰 공에 비해 정당한 평가 받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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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대사는 조선시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갑사로 출가했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승들과 함께 청주성 탈환에 뛰어들어 큰 공을 세웠고, 영규대사와 800명의 승병은 전라지역을 지키기 위해 조헌선생이 이끌던 700의병과 함께 금산성 전투에 참여해 전사했다.
17일 조계종에 따르면 기념사업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기허당 영규 대사와 800의승(의병 승려)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순국선열이며 호국불교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은 전장터에서 함께 숨졌지만 조헌 선생의 제자들은 상투 달린 의병의 시신만 거둬 '칠백의총'을 조성했고 영규대사와 의승들은 시신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일부 유생들이 영규대사와 의승군을 기리고자 무덤 인근에 '승장사'를 건립해 조선 후기까지 매년 제향을 올렸지만 이마저 일제강점기 항일 유적으로 지목돼 훼손되는 수난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현재 금산전투에서 전사한 이들의 공적을 기리고자 10년 동안 수억 원의 세금을 들여 '칠백의총 종합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역사왜곡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개관한 '칠백의총기념관' 역시 의병장 조헌을 선양하는 기념관일 뿐 영규대사나 의승군에 관한 얘기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기념사업회는 "문화재청은 지금이라도 당장 칠백의총 사적지와 칠백의총 기념관에 영규대사와 의승군 역사를 조명하는 안내판을 세워 의승군 역사를 바르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또한 조헌 선생의 700의병만 선양한 '칠백의총'이란 사적 명칭을 의승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매년 9월23일 개최하는 제향행사에서 의승군과 그 공적도 함께 기려 대한민국 보훈의 역사를 올바로 계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