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임에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귀엽다는 반응, 로코의 가능성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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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이 출연한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지막 회가 18.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정도로 좋은 반응은 예상 못해 더욱 기뻤죠. 시청률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났어요. '스카이 캐슬' 때는 초반의 관심도가 폭발적이었는데 '닥터 차정숙' 때는 점진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계단처럼 차근차근 올라갔어요. 감사한 마음이 크죠."
김병철은 극중 아내 차정숙을 두고 첫사랑 최승희(명세빈)와 대범한 외도를 하는 남편 서인호를 연기했다. 그간 많은 악역을 연기해온 김병철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클 것이고, 그래서 더 비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연기이니까 잘 하면 좋은 평가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분명한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평을 얻었다. '닥터 차정숙'의 큰 인기 이유였던 코미디를 능청스럽게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김병철은 '귀엽다'라는 반응도 신기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이 좋게 봐준 거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서인호가 나쁘지만 어떻게 보면 좋은 면도 있는 인물이에요. 좋은 면이 없었다면 차정숙도 서인호와 20년 넘게 함께 살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귀여우려고 노력하진 않았고 반응도 예상 못했어요. 그런데 촬영을 할 때 스태프들이 '귀엽다'고 말해줬는데 실제로도 그런 반응이 나오니까 '동료로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였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런 지점들을 시청자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엄정화, 명세빈과 호흡을 맞추면서 각 역할에 더욱 집중하려 노력했다. 김병철은 "엄정화는 내게 선배님이지만 일부러 '누나'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가려 했다. 오래된 부부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 명세빈이 연기한 승희 캐릭터는 굉장히 어려웠다. 만약 승희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이 인호와 승희의 장면을 불편하게만 생각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본 리딩을 많이 하며 연습했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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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미디라는 장르가 굉장히 어려워요. 웃음이라는 것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거든요. 취향을 강하게 타는 장르에요. 그럼에도 공감대가 넓은 영역이기도 해요. 특수성, 보편성 사이에서의 작업이라 쉽지 않죠. '닥터 차정숙'을 통해 배우 김병철로서 로맨틱 코미디라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어요. 부정적인 역할임에도 시청자들이 귀여움을 느꼈다는 건 그런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요."
'닥터 차정숙'에서 의사로 나온 만큼 의학 드라마에도 욕심이 났다. "사실 쉽지 않았다. 대사 자체가 어렵고 연상도 안 되는 생소한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해야 했다. 또 수술하는 장면도 전문가들의 교육과 조언을 얻었고 실제 병원에 가서 직접 실습하는 장면을 보고 조작해보며 익혔다"며 "그래서인지 의학 드라마에 욕심이 생기더라. '하얀거탑' 같은 본격적인 의학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과마다 매력도 다를 것 같다. 예를 들면 피부과는 사람들의 욕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 않나. 그런 이야기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인호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너무나 감사해요. 저에겐 그 관심이 감동적이고 다음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됐어요. 그 힘을 받아 앞으로도 또 다른 흥미로운 작업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그 결과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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