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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우리는 50%는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취소를 요구한 '1호 혁신안'을 시작으로 5개 혁신안을 내놨다. 2호 혁신안은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세비 삭감,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컷오프) 등의 내용이 담겼다. 3호 혁신안은 비례대표 당선권 50%를 청년에게 의무적으로 할당하라는 내용이, 4호 혁신안은 전략공천 원천 배제를 골자로 한다. 5호 혁신안은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보좌관 신설, 과학기술인재의 공천 확대를 담았다.
국민의힘은 1~5호 혁신안 가운데 상당수를 수용했거나, 상황에 맞게 흡수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1호 혁신안을 받아들여 이 전 대표, 홍 시장 등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총선기획단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 후보자 서류를 접수할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원회의 경우 최근 현역의원 하위 22.5%(46명)에 대한 컷오프를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발표한 상태다. 혁신위가 권고한 20%보다 높은 수치다.
법 개정이 필요한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과 세비 삭감, 향후 공천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한 비례대표 당선권 50% 청년 할당과 전략공천 원천 배제는 다음주 출범할 공관위에 공을 넘긴 상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당의 각 기구에서 혁신안을 검토해 반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지금은 뿌려진 씨앗처럼 땅에 묻힌 것 같지만 적절한 시점에 꽃피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도부·중진·친윤 그룹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요구한 '희생 권고'는 대상자 누구도 확답을 않고 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초기부터 '영남 스타 험지 출마론' '대통령을 사랑하면 결단해야 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내놨지만, 당내에선 '너무 급하다'는 반발이 나온 탓이다. 김 대표는 전날 인 위원장과 회동에서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거취에 대해) 적절한 시점을 항상 이야기했지 거부한 적은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15일 공관위를 띄우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한다. 공관위원장 물망에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측 추천 인사가 공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