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사전 거래로 기술 개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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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K그룹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Voluntary Carbon Market, VCM) 확대를 위한 아시아 최초 연합체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술 기반의 사전 거래 탄소배출권 시장(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 Market, EPCM) 연합' 구축을 약속하면서다.
최태원 회장은 그간 탄소배출권 거래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기업들이 좀 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시장이 형성돼야, 탄소배출권 자체가 매력이 있고 아울러 기업들의 탄소감축 기술 개발 노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특히 현재 탄소배출권 가격이 낮고, 비용 예측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세미나'에서도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8년째 시행중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탄소중립 자체를 위해 기업이 생산 및 운영 체제를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 제도는 그 정도의 유인책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배출권 거래를 장기적 이익으로 볼 수 없고, 탄소배출을 더 줄일 여력이 있지만 그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는 상황"이라며 배출권 거레제를 고도화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던 바 있다.
이러한 최 회장의 의지에서 아시아 최초 탄소배출권 시장 연합체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탄소배출권으로 기술 개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면서,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연합체에는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사, 글로벌 탄소배출권 프로젝트 기업,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도 합류했다. 탄소감축 기술을 토대로 탄소배출권을 사전에 거래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조림이나 산림을 보존하는 등 실질적인 자연에 대한 활동으로 탄소 감축 실적을 인증 받을 수 있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체들이 할당 범위에 맞춰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남거나 모자라면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에 발족한 EPCM은 탄소감축 기술 기업의 기술을 기반으로 탄소배출권 사전 거래(EPC)를 진행한다. 이후 실제 탄소감축기술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면 EPC를 구매한 측에 탄소배출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탄소감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이를 상용화할 자금을 확보하고, 수요자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해 수익을 얻거나, 그대로 탄소배출권을 이용할 수 있다. 연합체는 기업을 더 모집해 내년 COP29에서 정식 발족을 계획했다. 일단 아시아에서 거래 실적을 확보한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에도 적용한다는 포부다.
또한 SK㈜, SK E&S 및 신한투자증권 3개사는 에코시큐리티에 대한 공동 투자를 통해 자발적 탄소배출권 사업 분야의 개발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넷제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탄소배출권 사업을 발굴하고 고품질 배출권 확보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EPCM과의 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글로벌 협력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