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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유통업계도 '크기'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팔도 컵라면 '도시락'의 8.5배 키운 '점보 도시락'을 내면서 촉발됐습니다. 압도적인 크기에 보는 재미까지 더하며 MZ세대의 소비성향을 제대로 공략한 것이지요.
이후 '크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GS25의 '점보시리즈'에 대적하며 CU는 '압도적 시리즈'를 내놨고, 홈플러스는 '대짜 시리즈'로 맞불을 놨습니다.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제품에 대해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게 '네이밍'은 점점 더 자극적입니다.
CU의 '압도적 시리즈'의 제품 콘셉트는 명확했습니다. 크기, 중량, 품질, 라인업 등을 극대화한 도시락, 김밥, 샐러드, 삼각김밥 등의 먹거리로, 중량을 기존 제품의 최대 50%까지 늘려 대학가 간편식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지요. 이름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확실한 제품 콘셉트를 각인시켜야 하는 만큼 한눈에 들어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팀 회의의 한마디로 결정됐죠. "상품 라인업, 중량 등 전체 시장을 압도해 보시죠."
시장을 압도하자는 의기투합에 '압도적 시리즈'가 탄생했습니다.
홈플러스의 '대짜'도 네이밍 회의 끝에 나온 이름입니다. '당일조리, 당일판매'의 '당당 치킨', '고시히카리쌀 100%'의 '고백스시' 등 차별화한 상품을 브랜딩해 소비자에게 각인했던 홈플러스는 '대짜'도 이와 마찬가지로 가성비 대용량 상품이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대용량 진짜'를 줄여 만들었습니다.
세숫대야 크기와 유사한 지름 33㎝의 위용을 뽐내는 용기를 보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압도적 크기를 담아내야 했습니다. 결국 홈플러스는 중국집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대자, 중자, 소자'를 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온가족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대용량'에 퀄리티가 '진짜' 좋다는 의미를 담아 '대짜(대용량 진짜)'로 결정했죠.
업계에서는 불경기가 지속될수록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크기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점보→압도적→대짜를 넘어선 또 다른 시리즈가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