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종 유입… 강원 고랭지 배추 재배지서 확인
훈증성 약제 토양소독 및 풋거름작물 재배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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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희 농진청 농촌지원국장은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권 국장은 "무·배추 등 작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씨스트선충은 생육저하를 비롯해 배춧속이 차지 않는 결구 불량 등을 초래한다"며 "완전박멸은 어렵기 때문에 발생밀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씨스트선충은 국가가 관리하는 검역 병해충으로 공적 방제 대상이다. 방제 면적은 지난해 기준 219㏊로 10년 전보다 약 4배 증가했다.
국내에 유입된 씨스트선충은 총 2종으로 모두 여름배추 주산지에서 발견됐다. 2011년 강원 태백에서 국내 처음 '사탕무씨스트선충'이 발견됐고, 2017년 정선에서 '클로버씨스트선충'이 추가로 확인됐다.
2010년대부터 씨스트선충 감염 확산으로 상품성 있는 여름배추 생산이 어려워져 재배를 포기하거나 휴경하는 농가가 늘고 있는 추세다.
농진청 집계를 보면 여름배추 재배 면적은 2023년 기준 3995㏊로 2019년 대비 19.7% 감소했다. 생산량은 같은 기간 23만3959t에서 17만2201t으로 26.4% 줄었다.
농진청은 씨스트선충 감염으로 휴경하는 농가를 줄이기 위해 '정책지원·현안해결 10대 프로젝트(우리농UP 앞으로)' 일환으로 방제 실증을 추진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씨스트선충 밀도가 높았던 강원 강릉·정선·태백 등 지역 배추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실증을 진행한 결과 '훈증성 약제'로 토양을 소독한 경우 밀도가 약 80% 감소했다.
또한 백겨자, 기름무와 같은 '풋거름작물'을 재배하고 토양과 함께 갈아엎으면 선충 밀도가 53%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국장은 "지난해 강원 여름배추 생산량은 약 16만4000t으로 전년 대비 8000t가량 감소했다"며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씨스트선충 방제가) 병해충으로 인한 감소분은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부터 농진청은 씨스트선충 밀도 저감효과가 입증된 토양소독과 풋거름작물 재배를 의무화해 휴경 없이 배추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한다. 농가 중심 방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약제, 종자 대금, 방제기구 사용료 등 방제비 24억 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공적 방제가 필요한 여름배추 농가는 316개로 재배 면적은 551㏊를 웃돈다. 이들 지역에서 씨스트선충 방제가 완료되면 여름배추 생산량이 약 1만4000t 늘어날 것으로 농진청은 보고 있다.
농진청은 본격 방제가 진행되는 다음달부터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을 방문해 추진 실적 및 물품지원 상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이달 중순부터 훈증성 약제 165t과 풋거름작물 종자 20t을 배부한다.
농진청은 유관기관 협조를 얻어 시기별로 방제 효과와 배추 작황 등을 점검해 세부방제체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권 국장은 "방제 종료 이후 각 재배지의 씨스트선충 밀도를 검정해 개선된 방제법 효과를 평가하고 내년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여름배추 생산을 위한 방제체계를 고도화해 농식품부의 수급안정 정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