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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자국 주재 프랑스 외교관 12명 추방…양국 갈등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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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5. 04. 15. 18:02

프랑스 검찰이 알제리인 3명 기소한 데 따른 보복
France Algeria
장-노엘 바호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AP 연합
아시아투데이 임유정 파리 통신원 = 프랑스와 알제리가 외교 관계에서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양국 정상이 외교 회복을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알제리 정부는 자국 주재 프랑스 대사관 소속 공무원 12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매체 르파리지앙은 14일(현지시간) 장-노엘 바호 프랑스 외교부 장관 명의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가 자국 주재 프랑스 공무원을 추방하기로 결정한 배경엔 프랑스 검찰이 알제리인들을 기소한 사건이 있다.

프랑스 검찰은 지난 11일 알제리 체제에 반대하는 인사인 아미르 부코르스(41)를 납치하고 감금한 혐의로 알제리인 3명을 기소했다. 체포된 이들에 프랑스 주재 알제리 영사관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서 Amir DZ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부코르스는 알제리 출신 인플루언서다. 틱톡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그는 2016년부터 프랑스에 거주 중이며 지난 2023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정치적 망명을 허가받았다.

알제리 정부는 "체포된 영사관 직원의 휴대전화 신호가 아미르 부코르스의 자택 근처에서 잡힌 것 말고는 기소의 근거가 없다"며 "프랑스 검찰이 알제리 영사관 직원을 체포한 것은 프랑스의 사법적 음모"라며 반발했다.

알제리 정부의 프랑스 공무원 추방 결정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즉각 보복을 예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바호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알제리의 프랑스인 공무원 추방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인 납치 사건 조사와 무관하므로 추방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방 조치를 취소하지 않으면 프랑스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제리 정부는 부코르스를 사기 및 테러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국제 체포 영장을 9차례 발부했으나 프랑스 사법부가 그의 본국 송환을 거부하며 두 국가 사이가 껄끄러워졌다.

부코르스의 법률대리인인 에릭 플루비에르 변호사는 "부코르스는 2022년과 2024년에 두 차례 심각한 폭행을 당한 적 있으며, 작년에 발생한 폭행 사건의 경우 납치되어 폭행당한 후 다음 날 풀려났다"라고 설명했다.

알제리 정부의 프랑스 공무원 추방 결정은 지난주의 양국 외교 분위기와 대조된다. 바호 장관은 지난주 양국에 흐르는 긴장을 풀기 위해 알제리를 방문해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만났다.

그 며칠 전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분 대통령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첨예했던 양국의 외교 위기를 극복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알제리는 19세기 초부터 130여년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다 1962년 해방됐으나 프랑스와 지속해서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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