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비용 증가·저신용자 유입 영향
3월 들어 카드론 잔액 감소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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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카드론 잔액을 올해 들어 처음 감소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방안이 시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전년 동월 대비 0.36%포인트 오른 14.82%로 나타났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롯데 가장 높은 금리인 15.46%를 기록했고, NH농협 15.43%, 현대 15.29%, 신한 15.27%, 삼성 14.95%, 우리 14.71%, 하나 14.49%, KB국민 14.21%, 비씨 13.6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금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의 개발을 담당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한국의 채권 신용도가 폭락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카드사의 자금조달 창구인 채권금리가 급등했고, 이 영향으로 2022년 12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84%에 이르렀다.
현재 조달금리는 그리 높지 않다. 지난달 26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 기준)는 2.994%로 2%대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증가 등으로 대손비용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손비용이란 금융사들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추산하는 금액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를 구성하는 다른 원가인 대손비용 등이 증가해 시차를 두고 (카드론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저신용자의 유입이 늘어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잔액은 3월 들어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달보다 6168억원 감소한 수치다.
대환대출 잔액도 감소세다. 대환대출은 카드론으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대출을 통해 갚는 방식이다. 지난달 말 대환대출 잔액은 약 1조3762억원으로 전달 대비 3082억원이 줄어들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역시 줄어들었는데, 6조7104억원으로 직전 달보다 336억원 감소했다. 대환대출·현금서비스는 카드론과 함께 불황형 대출이라고 불린다. 은행권 대출과는 다르게 담보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부실채권 상각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 시행으로 카드론 잔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과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인 3.8%로 관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대출 관리 방안 시행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