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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22일 '2025년 1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IPO는 총 29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고, 조달 금액은 293억 달러로 20% 증가했다. IPO 건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조달 규모가 커지며 시장 회복 신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IPO 건수(116건)와 조달 금액(109억 달러) 모두에서 글로벌 1위를 되찾았다. 조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일본(분기 글로벌 최대 IPO 기록),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시장 성장이 두드러졌다. 반면 중국 본토와 오세아니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미주 지역은 62건 IPO로 89억 달러를 조달, 전년 동기 대비 건수가 51% 증가했다. 미국은 특히 크로스보더(국경 간) IPO 유입이 활발했다.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은 113건 IPO(전년비 9% 감소)로 95억 달러(전년비 4% 감소)를 조달했다. 중동은 견조했고, 인도는 대형 IPO로 존재감을 보였다.
국내의 경우 1분기 IPO는 2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고, 조달 금액은 12억 6550만 달러로 269% 늘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IPO 건수 기준 3위, 조달 금액 기준 9위에 해당한다. 특히 LG CNS 상장은 1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이자 글로벌 7위 IPO로 기록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정학적 질서 변화와 AI 기술 부상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신규 관세 등)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통화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각국 국방 지출 확대는 항공우주·방산 분야 IPO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다.
AI 역시 IPO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상장 전략을 짜고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기술, 헬스케어, 금융 분야 기업 공시에서 AI 언급 빈도가 높았다.
시장 불확실성 탓에 일부 기업은 IPO를 하반기나 내년으로 미루는 추세다. 보고서는 연초 높았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기대감도 다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장지로 평가받으며, 산업재, 항공우주·방산 섹터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익 EY한영 감사부문 마켓 본부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폭된 환경에서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민첩성, 최적의 시기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국내 IPO 예정 기업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방향에 맞춰 장기적 비전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