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잦은 마찰빚는 성향 지적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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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엘티엠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를 알리며 더 이상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도널드 덕(디즈니의 캐릭터)을 여러 번 봤기에 미국 비자가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미국 비자가 취소됐으니) 다른 것을 보러 (다른 나라에) 가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헤르만 아길라 콜롬비아 재무장관이 이달 21~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춘계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한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다만 비자 취소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현지 언론은 안보, 범죄, 건강, 재정 등의 이유로 미국 비자가 취소될 수 있지만 페트로 대통령이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확인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콜롬비아 외교부와 콜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문의했으나 확인해 줄 정보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은 페트로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이 문제가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페트로 대통령은 그간 각종 현안에서 미국과 대립했다. 그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코카인 재배가 줄지 않는 게 미국이 마약 대응에 실패한 탓이라며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남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형 범죄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아라과의 열차)'를 놓고도 미국과 미묘한 이견을 보였다.
베네수엘라 아라과주(州)에서 태동한 문제의 범죄 카르텔은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지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이 페트로 대통령의 비자를 취소한 게 사실이면 콜롬비아에서 이런 사례는 두 번째가 된다. 1996년 미국은 에르네스토 삼페르 당시 콜롬비아 대통령의 비자를 취소했다.
마약카르텔의 검은 돈이 그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고발이 나온 후 미국이 취한 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