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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분 노동력 절감”… 농진청, 고추·배추 정식기 개발로 밭작물 기계화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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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4. 30. 14:04

10a당 아주심기 노동력 관행比 7배 줄여
'휴립피복기' 동시 이용 시 작업효율 10배
내달 완주·정읍서 현장실증 등 진행 계획
농식품부 정책사업 연계… 농가 보급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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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 및 흙올림식 휴립피복기 개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영록 기자
농촌진흥청이 밭작물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흙올림식 휴립피복기'와 정식기를 함께 사용하면 최대 10명분의 노동력이 절감될 전망이다.

조용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고추·배추 등 밭작물 재배는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중 파종·아주심기와 수확은 기계화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 부장은 "많은 시간이 들고 노동 강도도 높은 아주심기는 기계화율이 18.2%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고추와 배추의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더 낮은 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정식기는 고추와 배추 아주심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기어 조정을 통해 각 작물에 맞는 정식 간격만 설정하면 된다.

겸용 정식기는 육묘판에서 어린 작물을 뽑아 심는 농기계다. 두 작물 재배에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중 작업기 활용 일수가 2~3배 늘어난다.

농진청 관계자는 "정식기를 고추와 배추 두 작물에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중 작업기 사용횟수가 늘어 경제성을 확보했다"며 "주산지를 중심으로 시범 보급을 거친 뒤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사업과 연계해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식기를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 절감이다. 기존 아주심기의 경우 고추는 10a(아르)당 12.8시간, 배추는 13.9시간이 걸렸지만 정식기로는 2시간 만에 작업을 종료했다. 7~8명분 작업량을 기계 한 대가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이 함께 개발한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도 노동 효율을 높일 전망이다. 휴립피복기는 아주심기 전후로 진행되는 △밭에 두둑을 만드는 '휴립' △점적호스 설치 △비닐을 씌우는 '피복' △토양 구멍을 메우는 '복토' 등 작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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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왼쪽) 및 흙올림식 휴립피복기. /농촌진흥청
관행대로 아주심기 전 두둑을 성형하고 점적호스를 설치한 후 비닐을 씌운 뒤 작물을 심었던 구덩이를 다시 메우는 작업을 기계 하나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해당 농기계는 트랙터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10a당 노동력은 5.8배 줄일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겸용 정식기와 휴립피복기를 함께 사용했을 때 노동력 절감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며 "최대 절감할 수 있는 노동력은 10명 분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진청은 정식기 이용에 적합한 육묘 생산기술과 육묘판도 개발했다. 기계가 어린 작물을 손상없이 뽑을 수 있도록 고추 모종 길이는 25㎝ 이하로, 배추는 잎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곧게 설 수 있도록 5㎝ 이하로 육묘한다.

농진청은 지난달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해당 농기계를 투입, 농작업을 지원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의성 등 지역은 고추 주산지다. 산불 피해 시기와 정식기가 연결돼 있다"며 "이왕이면 기관이 만든 기계를 피해농가에 먼저 선보이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이달까지 고추 정식기 시작기를 보완 제작하고 다음달 전북 완주·정읍 2개소에서 현장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식기 문제점을 보완한 최종 상용화모델은 오는 10월까지 설계할 방침이다.

조 부장은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밭농업 기계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동시에 농가 소득을 증대해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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