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립피복기' 동시 이용 시 작업효율 10배
내달 완주·정읍서 현장실증 등 진행 계획
농식품부 정책사업 연계… 농가 보급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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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고추·배추 등 밭작물 재배는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중 파종·아주심기와 수확은 기계화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 부장은 "많은 시간이 들고 노동 강도도 높은 아주심기는 기계화율이 18.2%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고추와 배추의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더 낮은 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정식기는 고추와 배추 아주심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기어 조정을 통해 각 작물에 맞는 정식 간격만 설정하면 된다.
겸용 정식기는 육묘판에서 어린 작물을 뽑아 심는 농기계다. 두 작물 재배에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중 작업기 활용 일수가 2~3배 늘어난다.
농진청 관계자는 "정식기를 고추와 배추 두 작물에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중 작업기 사용횟수가 늘어 경제성을 확보했다"며 "주산지를 중심으로 시범 보급을 거친 뒤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사업과 연계해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식기를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 절감이다. 기존 아주심기의 경우 고추는 10a(아르)당 12.8시간, 배추는 13.9시간이 걸렸지만 정식기로는 2시간 만에 작업을 종료했다. 7~8명분 작업량을 기계 한 대가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이 함께 개발한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도 노동 효율을 높일 전망이다. 휴립피복기는 아주심기 전후로 진행되는 △밭에 두둑을 만드는 '휴립' △점적호스 설치 △비닐을 씌우는 '피복' △토양 구멍을 메우는 '복토' 등 작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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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관계자는 "겸용 정식기와 휴립피복기를 함께 사용했을 때 노동력 절감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며 "최대 절감할 수 있는 노동력은 10명 분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진청은 정식기 이용에 적합한 육묘 생산기술과 육묘판도 개발했다. 기계가 어린 작물을 손상없이 뽑을 수 있도록 고추 모종 길이는 25㎝ 이하로, 배추는 잎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곧게 설 수 있도록 5㎝ 이하로 육묘한다.
농진청은 지난달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해당 농기계를 투입, 농작업을 지원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의성 등 지역은 고추 주산지다. 산불 피해 시기와 정식기가 연결돼 있다"며 "이왕이면 기관이 만든 기계를 피해농가에 먼저 선보이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이달까지 고추 정식기 시작기를 보완 제작하고 다음달 전북 완주·정읍 2개소에서 현장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식기 문제점을 보완한 최종 상용화모델은 오는 10월까지 설계할 방침이다.
조 부장은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밭농업 기계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동시에 농가 소득을 증대해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