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IRP에서 높은 수익률로 고객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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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업이 자산관리(WM)·매매 수수료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증권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KB증권 역시 최근 연금 사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센터를 만드는 등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KB증권이 NH투자증권을 제치고 '빅5'에 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는 6조9377억원으로 작년 3분기 말(5조9752억원) 대비 16.1% 증가했다. 증가율이 16%를 상회한 건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 14곳 중 KB증권이 유일하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이 작년 10월 말부터 시행된 사실을 고려하면, KB증권은 제도 도입의 수혜를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 배경에는 수익률이 있다. 은행·보험에서 증권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원리금보장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을 각각 6.08%, 7.23%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선 KB증권이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퇴직연금 부문 5위권인 NH투자증권을 추월할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보다 올해 1분기 기준 적립액 규모가 1조2000억원 가량 큰 상태다.
이는 KB증권이 지난 3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한 배경이기도 하다. 퇴직연금 사업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함인데, 연금 자산 적립과 업무처리 전반에 대한 상담을 제공함으로써 연금 자산관리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상품·마케팅·업무지원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연금 사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그룹 계열사인 KB자산운용과의 협업도 예상된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연금형 ETF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상품 구성이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수요가 높은 상품을 제공하는 등 회사 간의 상생 전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처럼 KB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사업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결국 수익성 때문이다. 연금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WM 수수료와 연금 계좌로 편입된 자산의 매매 수수료로 구성되는데, 전문가들은 해당 수익이 시장에서 꾸준히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퇴직연금 사업은 증권사들의 금융상품 판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고, 고액·고령 자산가를 기반으로 개인연금 및 자산관리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어 수익 확대의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