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일본은 장편 경쟁의 '르누아르' 등 단편 포함 7편 초청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일본은 세대 교체, 한국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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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은 모두 21편이다. 이 중 일본 영화로는 히야카와 치에 감독의 '르누아르'가 포함돼 다르덴 형제의 '더 영 마더스 홈'과 웨스 앤더슨 감독의 '페니키안 스킴',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누벨바그', 아리 에스터 감독의 '에딩턴',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알파' 등 세계적인 감독들의 신작과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다툰다.
1976년생인 히야카와 감독은 '플랜 75'로 국내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여성 연출자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75세 이상의 노인에게 국가가 안락사 지원 정책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플랜 75'는 지난해 한국 개봉에 앞서 2022년 제75회 칸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받아 황금카메라상(신인 감독상)의 특별 언급상을 품에 안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르누아르'는 1980년대 도쿄에 사는 11세 소녀가 사춘기와 가족 문제를 헤쳐 나가는 내용을 담았다.
히야카와 감독은 '플랜 75' 이전인 2014년에도 전 세계 영화 학도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칸 시네 파운데이션 섹션에 단편 '나이아가라'를 출품하는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칸의 '성골'로 성장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영화는 '르누아르' 말고도 이시카와 게이 감독의 '먼 산의 빛'(주목할 만한 시선)과 가와무라 겐키 감독의 '8번 출구'(미드나이트 스크리닝), 후카다 고지 감독의 '사랑의 재판'(칸 프리미어), 재일동포 영화인으로 낯익은 이상일 감독의 '국보'와 단즈카 유이가 감독의 '전망 세대'(이상 감독주간)가 초청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네 파운데이션에 초대된 다나카 미키 감독의 단편 '진저 보이'까지 포함하면 7편의 장·단편이 소개되는 것이다.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과 허가영 감독의 단편 '첫여름'이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과 시네 파운데이션에 각각 진출하는데 그친 한국 영화와 달리, 한때 침체됐던 일본 영화가 칸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감독들의 세대 교체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회고전 참석을 위해 지난달 말 한국을 찾은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은 규모가 작은 예술영화관을 통해 신인 감독들이 배출되면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은 '서울의 봄' '파묘' 등과 같은 좋은 작품이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창작자들이 대거 이동한 탓에 새로운 감독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비교했다.
한편 제78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프랑스 남부의 휴양 도시 칸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