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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솔루션즈 등 연이은 대형 IPO 상장 철회에 날개 꺾인 주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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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5. 07. 18:15

IPO 주관 1위 노린 미래에셋…동력 상실
KB證, 주관 경쟁력 우위 지속 가능성 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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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주관사를 맡았던 미래에셋·삼성증권도 실적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3000억원에 달하는 주관 실적을 거머쥘 기회를 놓치게 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인데, 특히 올해 주간 1위를 넘보고 있던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 결정으로 주관 경쟁사들이 주춤한 가운데 KB증권이 꾸준히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B증권이 하반기 상장 예정인 중견 기업들의 주관을 도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내 상장을 공식화한 조단위 대어 기업들도 없기 때문이다. KB증권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판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했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달 진행됐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기록한 데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두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한 만큼, 시장에선 이들 기업을 대어급으로 평가했다. 이중 DN솔루션즈는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기도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상장을 철회한 공통된 이유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불안 때문이다. 대내외적으로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졌을 뿐더러 높은 해외 수출 비중도 부담이 된 것이다. DN솔루션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80%를 차지한다.

이번 결정으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적잖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DN솔루션즈의 공동 대표 주관을 맡은 두 증권사는 상장 이후 약 2964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는 올해 1분기 LG CNS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거둬들인 2639억원보다 큰 규모다. 주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규모의 실적을 쟁취할 수 있었지만, 미래에셋·삼상증권 둘 다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됐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DN솔루션즈를 기반으로 올해 'IPO 주관 1위' 청사진도 그렸었다. 시장에 잘 안착시켜 압도적인 선두에 이를 것으로 구상했지만, 철회 결정으로 실패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IPO 주관 1위는 KB증권(3161억원)이 기록했으며, 미래에셋증권(2927억원)은 2위에 머물렀다.

삼성증권은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모두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두 기업을 상장시킴으로써 주관 실적 3523억원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는 삼성증권이 작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실적(3088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대어들을 통해 반등을 꾀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빅딜로 분류되는 조단위 대어 기업들이 없는 만큼, KB증권의 독주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견 IPO 기업 다수의 주관을 맡고 있다. 대한조선, 채비, 명인제약, 미코세라믹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의 예상 시가총액은 모두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DN솔루션즈가 올해 최대어로 불릴 만큼 규모가 커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는데, 상장 철회 결정을 하면서 김이 빠지게 됐다"며 "공동 주관을 맡았던 미래에셋·삼성증권 입장에선 주관 실적을 쌓는 과정에서 큰 난관을 맞이했고, 주관 순위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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