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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삭스 우주선, DDP에 착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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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5. 15. 14:05

우주 탐험 주제 톰 삭스 전시 열려...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최첨단 장비를 골판지·테이프로 제작...무한한 우주 마주하는 자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설치한 LEM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설치된 미국 작가 톰 삭스의 달 착륙선 모습. /현대카드
우주선을 닮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미국 현대미술 작가 톰 삭스의 달 착륙선(LEM, Lunar Excursion Module)이 자리 잡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작업이다. 아폴로 11호에 사용된 달 착륙선을 모델로 하지만 합판, 폼코어, 테이프 등 일상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 전시가 DDP 전시 1관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카드의 문화마케팅 브랜드 '컬처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전시다. 이번 개인전은 그의 우주 탐사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예상치 못한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와 무한한 우주 탐험을 주제로 한다.

삭스는 2007년부터 우주 탐사에 필요한 최첨단 장비와 우주선을 골판지, 덕트 테이프, 합판 등 일상적 재료를 활용한 브리콜라주(Bricolage, 손에 닿는 대로 아무 것이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제작해 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 관제센터를 재현한 톰 삭스의 작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 관제센터를 재현한 톰 삭스의 작품. /현대카드
이번 전시에서는 나사의 우주비행 관제센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 각종 우주 탐사 장비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대형 설치작품과 조각 200여 점을 선보인다. 하지만 골판지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작품 등을 가까이서 보면 다소 허접해 보이기도 한다. 이에 관해 삭스는 "예술가의 특권은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일부러 보여주고자 했다. 삼성이나 애플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2007년 아폴로 달 착륙선 재현으로 시작돼, 2012년 화성 탐사, 2016년 목성의 위성 유로파 탐사, 2021년 소행성 베스타에서의 희토류 채굴 미션 등으로 이어졌다. DDP에서 선보이는 이번 다섯 번째 미션 '무한대'는 처음으로 항로를 수정해 예상치 못한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과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위험 등을 탐구한다.

전시는 화성에 착륙해 암석 등 샘플을 채취하고,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에서 다도회를 열고,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는 등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의 순간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관람객들은 광활한 우주를 탐사하며 초월의 세계로 나아가는 듯한 생생한 몰입의 경험을 할 수 있다.

"한국어를 너무 좋아해서 배우고 있다"는 삭스는 이번 전시에서 지질학 샘플 등에 한국어 제목을 달아 놓기도 했다. 우주선 내부에는 위스키와 보드카, 과학서적 등도 보인다. 특히 출구 방향에 설치된 멀티미디어 작품 '페이스(Faith)'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DDP 앞에서 '우주인들'과 포즈를 취한 톰 삭스(가운데). 사진 현대카드
DDP 앞에서 '우주인들'과 포즈를 취한 톰 삭스(가운데). /현대카드
196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삭스는 조각, 회화, 도자기, 산업 및 그래픽 디자인, 영화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이키와 협업한 '마스 야드' 운동화를 디자인한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브리콜라주를 단순한 미술 기법을 넘어 소비주의와 미국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표현하는 철학으로 여긴다. "나는 피카소 작품과 화장실 청소 도구 사이에 어떠한 가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삭스의 말은 재료와 사물의 고정관념적 위계질서에 도전하는 그의 예술관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9월 7일까지.

톰 삭스 전시 전경1 전혜원 기자
톰 삭스 전시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톰 삭스 전시 전경2 전혜원 기자
톰 삭스 전시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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