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임… 향후 실적 압박 커져
고수익 포트폴리오로 CSM배수 관리
수익성 위해 '유병자 보험'시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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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55.5% 금감한 2851억원이었다. 이석현 부사장이 올해 3월 사령탑에 올라선 뒤 나온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앞으로 실적 개선 압박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보험업황 악화가 이번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다. 독감 재유행 등으로 손해액이 증가해 보험업계 전반의 보험 손익이 감소했다. 장기보험 손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74.2% 줄어들면서 1143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자동차보험료의 지속적인 인하와 폭설, 진료수가 및 정비수가 등 원가 요인 인상이 악재가 됐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63% 감소한 157억원이었다.
장기보험 손익에서는 예실차와 손실부담계약비용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 예실차란 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한 금액과 실제 지급한 금액의 차이를 의미한다. 손실부담계약비용은 계약을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계약으로 얻는 수익보다 더 클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예실차는 지난해 1분기엔 470억원 손실이었으나, 올해 1분기엔 1030억원 손실로 더 커졌다. 손실부담계약비용에 따른 손익도 2170억원 이익에서 470억원 손실로 전환하면서 기타 장기 보험손익은 총 151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4440억원이었던 장기보험 손익이 올해 1분기 11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 부사장의 책임이 막중하다. 올해 3월 대표이사를 맡게 된 만큼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도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경감 및 자본 건전성 강화 등 주요 경영환경 대응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었다.
전문가는 이 부사장이 자본관리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하락 추세를 감안했을 때 해약환급금준비금 순증 규모가 2025년 당기순이익 규모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의미한 제도 개선 선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은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부족분을 쌓아둔 준비금이다.
업계에서는 이익 창출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손해보험 업계는 산불 등 외부 요인이 보험손익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현대해상의 경우 보험손익에서 낙폭이 커 연내 보험손익 확보를 위한 손해율 관리와 수익성 높은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지급여력비율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대해상은 고수익 상품 포트폴리오로 보험계약마진(CSM) 배수 관리를 하고 있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되는 미래 수익을 계산해 현재 가치로 평가한 금액이다.
그 결과 CSM는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계약 CSM은 16.5% 증가해 4790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유계약 CSM도 지난해 말 8조2480억원에서 10.4% 증가해 올해 1분기 9조108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이 미래 수익 확보에 힘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해상의 월납환산 인보험의 월평균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지난해 1분기 121억원에서 103억원으로 줄어들었는데, 유병자보험 부문은 38억원에서 48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시장은 기존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은 고객을 가입하게 하면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시장 영역"이라며 "상품마다 수익성이 달라 보험사의 사업·손익 관리 등이 수익성 연결에 크게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