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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미사일 방어”… 트럼프, 244조 ‘골든돔’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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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5. 22. 17:32

민간 우주·AI기업 대거 참여 계획
머스크 '스페이스X' 등 수혜 예상
국내 방산·우주항공 업체도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본토를 중국·러시아·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하겠다며 '우주 방어망' 구축에 1750억 달러(약 244조원)를 투입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판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골든돔(Golden Dome)' 프로젝트를 임기 내 본격 가동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40년 전 추진했던 '스타워즈' 계획을 완성하겠다"며 "골든돔은 요격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초고도 방어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AI 센서·레이저로 무장한 위성 띄운다"

골든돔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처럼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지만, 그 규모와 개념은 전혀 다르다.

단거리 방어에 초점을 맞춘 아이언돔과 달리, 골든돔은 지상·해상·공중·우주까지 포함해 전 방향에서 날아오는 극초음속·순항·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다층 방어 시스템이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 발사된 핵미사일까지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미 국방부의 설명이다.

핵심은 AI 센서를 장착한 위성 수백 기가 지구 궤도에서 실시간으로 미사일을 추적하고, 일부는 레이저로 직접 요격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골든돔이 실전 배치되기 위해선 1000기 이상의 위성이 전략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스페이스X·팔란티어 등 신흥 방산업계 '수혜 기대'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방산 대기업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기반의 민간 우주·AI 기업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고문으로 활동 중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유력한 수주 후보로 꼽힌다.

스페이스X는 최근 골든돔 입찰에 참여했으며, 미 국방부는 이 회사와의 협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실리콘밸리 기반 방산 스타트업인 팔란티어 역시 국방부와 사업 협력 방안을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도 복제할 수 없는 실리콘밸리의 슈퍼 테크놀로지"라며 이들의 기술력을 극찬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러먼 등 전통 방산업체들도 골든돔 관련 기술 상용화를 주장하며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결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고, 대형 업체들은 후속 일감을 분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韓 K-방산, 부품·기술 분야서 기회"…국내 방산주 동반 급등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알려지자 국내 방산 및 우주 항공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전일 대비 15.3% 오른 5만3500원에 마감됐고,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6.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4.29%), 한화시스템(3.79%), LIG넥스원(3.21%) 등이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관련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08억 원어치가 순매수됐으며, 삼성물산과 현대로템 등도 기관 투자자 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트와 함께 삼성의 우주산업 진출 가능성, 한화 계열사의 위성사업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AP위성 등은 위성·부품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중견 기업들로, 오픈 아키텍처 방식의 골든돔 프로젝트에 부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조선 이어 우주로도 손잡나"…그러나 완성품은 美 우선

한미 간 군사 협력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선 분야에 이어 우주 기술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국은 자국산 무기체계와의 통합을 우선시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완성품 참여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사드(THAAD), 패트리엇 체계 등을 골든돔에 연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으로는 LIG넥스원의 '천궁' 시리즈, 한화시스템의 고성능 레이다·전자광학 위성 등이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미국 무기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워즈는 현실이 된다"…트럼프 "러시아, 전혀 걱정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러시아가 핀란드 국경에 군사력 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지만,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공상'으로 치부됐던 레이건의 스타워즈 계획이, 40년 만에 글로벌 군사 패러다임을 뒤흔들 현실이 되고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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