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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김범 이사 |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아트 전반을 총괄해온 김범 이사가 이달 말 회사를 떠난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퇴임식은 5월 말 비공개로 진행되며, 이준석 CTO(최고기술책임자)도 같은 날 퇴사할 예정이다. 시각과 기술 양축을 이끌어온 리더들이 같은 날 회사를 떠나면서 내부 구조와 향후 프로젝트 전략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범 이사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전체 세계관과 시각적 방향을 설계한 핵심 인력이다.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무거운 서사를 고밀도 질감과 심리스 월드 구조로 구현하며,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래픽 완성도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비 디자인, 캐릭터 조형, 톤 앤 매너 등 게임 전반의 비주얼에도 김 이사의 디렉션이 깊게 반영됐다.
'오딘'은 현재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으며, 출시 이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김범 이사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이후 가장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차세대 원화가로 꼽힌다. 정규 미술 교육 없이 독학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이력, 결과 중심의 아트 디렉션, 유저 피드백과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율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작가주의보다는 대중성과 팀워크를 중시하며, 실무에 최적화된 '조직형 아트 리더'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그는 강연 등에서 게임 원화가를 '예술가'가 아닌 '상품 설계자'로 규정하며, 기획과 실행 사이의 균형 감각을 강조해왔다. '최대 효율, 최대 생산성, 최대 퀄리티'를 기준으로 아트 전략을 설정했고, 오딘은 그 집약적 결과물로 꼽힌다.
앞서 넥슨 재직 시절에는 '마비노기 영웅전', '야생의 땅: 듀랑고', '하이퍼유니버스' 등 주요 프로젝트의 원화를 맡았으며, 2018년에는 펄어비스에 합류해 '검은사막' 내 일러스트와 차기작 원화를 담당한 바 있다.
같은 날 퇴임식을 갖는 이준석 CTO는 기술 기반을 이끌어오며, 클라이언트-서버 구조 설계, 멀티 플랫폼 대응, 대규모 콘텐츠 확장 기반 마련 등에서 실질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후 커리어 방향은 각기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 이사의 향후 거취는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국내 유수의 게임사들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접촉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다.
차기 행선지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이사는 인공지능(AI) 기술 전반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관련 분야 학습을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생성형 AI 도구와 비주얼 파이프라인 자동화 등 차세대 제작 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와 시도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기 활동에서 이 같은 관심사가 구체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를 결정했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회사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해주신 만큼 이 같은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