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논의
초기 자본 3000억달러, 민간 투자자 참여 가능
트럼프, 2월 초 재무부·상무부에 국부펀드 설립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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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이 상당한 지분을 출자해 펀드를 구성한 뒤 공동으로 소유·운영하면서 민간 투자자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 계획의 골자다.
손 회장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직접 공동 국부펀드 조성 방안을 논의했고, 미·일 양국 고위 인사들도 이 같은 구상의 윤곽을 보고받았다.
한 관계자는 "베선트 장관은 증세 없이 세수를 늘릴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이론적으로 공동 국부펀드는 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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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국부펀드 구상은 양국 정부 모두에 수입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FT는 전했고, FT의 모기업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이 펀드의 틀이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과 다른 교역국 간 투자 관계의 표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대규모 투자자의 공장·인프라 건설 투자에 대해 감면해 준 세금을 훗날 경기 활성화에 따른 세수 증대 등으로 돌려받는다는 지금까지 모델과 달리 국부펀드를 통해 직접 투자 이익을 얻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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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리가 단기간에 가장 큰 펀드 중 하나를 갖게 될 것이고, 그중 일부는 꽤 큰 규모"라면서 사우디의 국부펀드(PIF)를 거론, "이 나라가 국부펀드를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서명식에 배석한 베선트 장관은 향후 12개월 내로 국부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손 회장이 구체적으로 제안한 형태가 된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의 트럼프 대통령 저택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 내 1000억달러(136조8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인 올해 1월 21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미국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미국 오라클 회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합작 벤처 '스타게이트' 계획을 발표했으며, 4월 30일에도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 계획을 설명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가 맺어왔다.
손 회장은 미·일 국부펀드의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길 희망하고 있고, '스타게이트'는 이 펀드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