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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선] “국민 위한 대통령, 이번엔”...한 표에 담긴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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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 김홍찬 기자

승인 : 2025. 06. 03. 10:23

“경제부터 잡아달라”…투표소 나온 시민들, 새 정부에 바라는 건 단 하나
정권 교체보다 중요한 건 민생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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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현동자치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설소영 기자
아시아투데이 설소영 김홍찬 기자 ="국민 지지율보다 눈물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대통령이면 좋겠어요."

제 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서대문구 충현동자치회관 앞. 택시 기사 김모씨(57)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이른 아침 운행을 마친 뒤 서둘러 투표서를 찾았다는 김씨는 "기름값은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나라 걱정은 늘 제 몫"이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신호등은 그대로고, 교통체증도 그대로다. 이번엔 그 뻔한 말이 아닌 진짜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무너진 일상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과 정치에 대한 염증, 수없는 변화에 줄지어 선 시민들 대부분은 묵묵히 기다리며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7)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두 배로 올랐다. 집 사는 건 꿈도 못 꾼다"며 "진짜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나오겠지 하는 마지막 희망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투표 오픈런'에 맞춰 나온 유권자들은 대부분 자영업을 하는 노인, 약속 나가기 전에 빨리 투표소를 찾은 청년 등 다양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다.

50대 여성 간병인 최모씨는 "대통령이 꼭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그냥 우리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우리 사는 데 필요한 것부터 챙겨주는 사람이면 좋겠다"며 "선거 때만 반짝 찾아오지 말고요. 이번엔 정말 '서민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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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강서구 평생학습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김홍찬 기자
같은 날 서울 강서구평생학습관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강서구 인근에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8·여)는 "오늘 출장을 가 야해서 가기 전에 아침 일찍 들려서 투표했다. 투표는 항상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라 특별한 건 없었으나 아무래도 이번 대선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야 가릴 것 없이 서로 욕하기만 하고 뭐만 하면 탄핵한다고 하니 아쉬웠다"며 "대선 이후에는 좀 상황이 정리가 돼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반려견과 아침 산책하는 길에 투표소를 들렀다는 김모씨(32)는 "이번 대선 후보들 전반적으로 아쉬워 고민"이라며 "그래도 대선 이후 정상화가 됐으며 좋겠고, 특히 청년층으로서 새정부가 집값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부부가 나란히 투표소를 나섰다는 40대 맞벌이 부부 조모씨(42)·김모씨(41)는 이번 대선을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씨는 "예전보다 정책 이야기가 너무 적었다. 서로 흠집 내기에만 몰두한 느낌이랄까. 어떤 후보가 뭘 하겠다는 건지보다 누가 과거에 더 문제였는지만 따지는 선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너무 어렵다. 가계도 힘들고 기업도 움츠러들고 있다"며 "결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먹고사는 문제에서 시작된다. 새 정부가 경제를 회복하고, 방향성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이날 오전 9시 기준 9.2%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409만3625명이 투표를 마쳤다.

설소영 기자
김홍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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