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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은 재즈를 활용한 친숙함, 독특한 소재와 보편적 테마의 결합, 미래적 배경을 통한 문화적 장벽 우회 등이 주효했다. 특히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한국어와 영어 동시 창작 방식은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뮤지컬 티켓 가격이 일반 대중에게는 부담스럽고, 서울 중심의 시장 구조와 창작 완충지대 부족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부가세 감세 등 제도적 배려와 지역-서울-세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구축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지속적인 세계화를 위해서는 뮤지컬의 물리적 한계와 언어적 장벽을 해결해야 한다. 번역·현지화, 공동제작, 해외 배급 등 복합적 유통망 구축과 현지 프로덕션과의 공동 투자 모델 확대가 필요하다. 한국적 특수성을 보편적으로 녹여내는 기획력과 전방위적 창작 인재 양성도 필수다.
뮤지컬 산업을 아시아권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제안도 주목할 만하다.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한국, 공연장과 같은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중국 등 각국 특성을 살려 하나의 큰 시장을 형성한다면,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대등한 제3의 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제 제2, 제3의 '어쩌면 해피엔딩'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한국 뮤지컬이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 인정받은 지금, 우리에게는 더 큰 책임과 가능성이 주어졌다.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K-뮤지컬이 진정한 문화 강국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창작자와 업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대학로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브로드웨이에서 빛을 발한 것처럼, K-뮤지컬의 미래도 계속해서 '해피엔딩'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