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이하 FSL)’가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망의 우승컵을 두고 T1의 '오펠' 강준호와 젠지 '원더08' 고원재가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극과 극이다. 1994년생 31살 백전노장과 2008년생 17살 신성, 단단한 수비가 빛나는 오펠과 대회 평균 득점 1위 원더08, 소속팀도 e스포츠 최대 라이벌 T1과 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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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원더08' 고원재. /이윤파 기자
치열한 결승전이 예상되는 상황. 데이터에서는 원더08이 웃는다. 원더08은 선수들의 지표를 분석한 종합 지표 FSL 파워랭킹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 득점도 3.19로 대회 1위다. 수비도 이에 못지않게 탄탄하다. 현재까지 51득점 33실점으로 득실이 무려 +18이다. 득실 -2를 기록하고 있는 오펠과 대비된다.
FC온라인 유저들도 원더08의 손을 들어줬다. 팬층이 두껍고 e스포츠 명문 T1에서 뛰고 있는 오펠은 이번 대회 내내 승패예상에서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이번 결승만은 예외다. 신입답지 않은 압도적인 포스를 뿜고 있는 원더08의 기세를 팬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여러모로 '역배'에 놓인 오펠은 속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원더08은 의외로 지금까지 치른 토너먼트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초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코르소’ 배재성과의 16강을 시작으로 ‘호석’ 최호석과 8강, ‘샤이프’ 김승환과 치른 4강에서 모두 1세트를 내줬다. 초반에 방향을 못 잡으면 흔들리는 모습도 자주 노출했다.
그럼에도 결국 원더08이 웃었다. '슬로우스타터'의 기질이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원더08의 경기력은 확실히 살아난다.
원더08도 지난 7일 진행된 4강전이 끝난 뒤 "관객분들이 오셔서 후반으로 갈수록 무대를 더 즐기고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며 "확실히 슬로우스타터 기질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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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오펠' 강준호. /이윤파 기자
오펠은 원더08의 몸이 풀리기 전에 빠르게 승부를 봐야한다. 원더08과 샤이프가 치른 4강전이 좋은 교보재다.
당시 샤이프는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2:1로 원더08을 압도했다. 경기력에서도 앞서 있었다. 원더08이 승리한 2세트도 샤이프가 후반 중반까지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샤이프가 후반전에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면 경기를 그대로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 실수가 패배로 이어졌다. 4세트와 5세트는 원더08의 압승이었다. 4:0과 5:0이라는 스코어로 샤이프를 완파했다. 1세트와 같은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반전이었다.
오펠은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원더08과 장기전은 승산이 없다. 손이 풀리기 전에 빠르게 몰아쳐서 3:0 완승을 해야 한다. 반면 원더08은 후반으로 끌고 가기만 해도 웃을 수 있다.
오펠의 속도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먹힐지가 이번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다.
두 선수 모두 우승이 간절하다. 오펠은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팀전 우승은 있지만 개인전 우승 경험은 없다. 원더08은 데뷔 후 첫 대회였던 FSL 팀배틀과 국제전 FC 프로 마스터즈 우승에 이어 FSL 까지 우승하며 '3관왕'을 차지하고픈 열망이 있다.
과연 FC온라인에 20대를 바친 오펠의 헌신이 완성될지, 원더08이 '로열로더(참가한 첫 대회에서 우승)' 신화를 완성하며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 갈지, FSL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