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LG전자·HD현대, 기술 발전·연구 지원 교육과정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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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대학 캠퍼스에 최첨단 건물을 건립하면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공간을 제공하고, 건물 명칭에는 기업명을 활용해 상징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삼성은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100주년 기념 삼성관' 건립을 지원하고, 성균관대학교에는 최첨단 도서관 '삼성학술정보관'을 기증했다. AI 분야에서도 서울대와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성균관대·고려대·포스텍·카이스트 등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특화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과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DS 부문 입사를 보장한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모교인 고려대학교에 'SK미래관'을 지난 2019년 준공했다. 고려대 본관을 마주 보고 지어진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7370㎡(8729평)에 달하는 규모로, SK그룹이 기부한 발전기금과 다수의 기부자들의 기부금으로 건립한 건물이다. 특히 블록체인 시스템뿐 아니라 건립 당시 국내 대학 처음으로 강의실 없는 교육공간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뿐 아니라 서울대 출신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도 1990년 모교인 서울대에 60억원을 들여 'SK경영관'을 설립한 바 있다. 건물 건립에 이어 2021년에는 고려대에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다. 졸업 후 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학과다.
성공회대의 대학본부 건물 '승연관'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이름을 딴 건물이다. 독실한 성공회 신자로 알려진 김승연 회장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성공회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대학의 재정적인 부분 뿐 아니라 교육, 연구, 산학 교류 분야에 걸쳐 다각도의 지원을 해 왔다.
성공회대에 이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도 건축기금 50억원을 기부했으며, 해당 건물은 김 회장의 아호인 '우천'을 따 '우천법학관'으로 지었다.
기업들은 반드시 건물을 짓는 투자 외에도 국내 기술 발전과 학생들의 연구 지원을 돕는 구체적인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7월 미래전기차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서울대 내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해 국내 최고의 배터리 전문가 그룹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연구 중이다. 앞서 2004년에는 서울대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 2013년 고려대 '현대차 경영관', 2015년에는 한양대에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 건립 지원하며 우수 인재를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그룹은 그간 우수 인재를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협력해 계약학과도 설치해 왔다.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4곳에 계약학과를 설립, 미래 모빌리티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8월 서울대와 SDV 전문 리더 양성을 위해 채용조건형 석사과정 '미래자동차모빌리티학과'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한양대에는 미래모빌리티학과를 설립했고, 연세대에선 모빌리티시스템융합협동과정, 고려대에는 스마트모빌리티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숭실대와 국내 최초로 스마트 산업안전 계약학과도 설립해 첫 입학생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전장, AI 분야의 석사 전용 계약학과를 고려대, 카이스트, 연세대 등에 운영하고 있으며, 졸업생은 곧바로 LG전자에 합류할 수 있게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 한양대 등과 디스플레이 전문 계약학과를 운영하며 2027년까지 200명 이상의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결정해 완공한 연세대학교 '상남 경영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경영자 전문 교육기관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HD현대그룹은 서울대학교와의 협업이 잦다. HD현대와 서울대는 친환경선박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공동으로 AI 분야 산학연 포럼을 열어 국내외 전문가들과 교류한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내에는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을 통해 조선해양 분야의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