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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영토 넓히는 LG생활건강, 자회사 ‘에이본’ 반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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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7. 02. 18:02

7000억 원대 매출서 6년 만 64% ↓
방문판매 구조 전환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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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전경./ LG생활건강
K-뷰티의 글로벌 확산 흐름 속에서 LG생활건강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2019년 북미 진출을 위해 1450억원에 인수한 '더 에이본 컴퍼니(이하 에이본)'이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오히려 '갈길 바쁜' LG생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성공적 북미 진출을 위해 에이본의 실적 회복이 최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1분기 해외 매출은 53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23.2% 오른 1147억원, 북미가 3.1% 오른 125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해외매출의 38%를 차지하는 중국은 2046억원으로 4.1% 감소했다.

이에 LG생건은 중국시장을 대체할 곳으로 북미를 꼽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은 19억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7% 늘었고, LG생활건강의 북미법인의 지난해 매출도 1189억원으로 전년보다 533억원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다. LG생건의 브랜드 CNP의 립밤 제품 '립세린'은 아마존 립버터 부문에서 6개월간 매출 1위를 차지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북미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에이본이다. LG생활건강은 에이본을 북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염두에 두고 2019년 1억2500만 달러(당시 약 1450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 후 실적이 꼬꾸라지고 있다. 인수 직전 해인 2018년만 해도 약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에이본은 지난해 2518억원으로 6년 만에 64% 가까이 줄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475억원, 2023년 405억원에 이어 2024년에도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이본은 판매원이 제품 소책자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의 방문판매 모델이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생건은 지난해 자본총계 마이너스(-) 1493억98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에이본에 2021년 12월 미국 법인인 LG H&H USA에 유상증자를 통해 441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1860억원 규모의 북미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중 860억원을 에이본 운영자금으로 투입하는 등 계속해서 자금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LG생건 측은 "유입된 자금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판매 직원 보상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브랜드 전반에 걸쳐 마케팅 투자를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방문판매라는 구조적 한계와 미국 내 스테디셀러 부재로 반전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소형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장애물이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빠른 속도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인디 브랜드에 비해 전략상 반전이 없다면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에이본 인수 직후와 비교해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방문판매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줄었다"며 "아마존과 틱톡샵 등 온라인 채널 확장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고 밝혔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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