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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 대통령의 첫 한 달은 이전 정부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전의 연속이었다. 취임 18일 만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개 취임 100일을 전후해 첫 기자회견을 가진 데 반해 관례를 깨고 한 달 만에 열기로 했다. 국정현안에 대해 여야는 물론 국민들과 하루라도 빨리 소통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어서 높이 살 만하다.
아직 후보자 신분이긴 하지만 한 달 만에 새 정부 1기 내각의 90%를 채웠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8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입각했고,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등용한 것도 눈에 띈다. 취임 직후 미·중·일 정상 순으로 통화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이 대통령은 미·일·중 순으로 통화함으로써 한·미·일 협력을 강화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 총 9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성사시켰다. 대북 확성기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노력, 코스피 3000 회복도 업적으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들도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일까지인 상호관세 유예기간의 연장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밝힘에 따라 우리나라도 애초 예고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달 말 또는 8월초 미국에서 진행될 첫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에겐 매우 중요한 외교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오는 9월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요청에 응할지도 중요한 외교현안이다.
여야가 13조2000억원 규모의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집행 등을 통해 민생경제가 예상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급등하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제한 등 금융대책 이외에 실효성 있는 공급·세제 대책 등을 서둘러 제시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시급한 현안들에 대해 완벽한 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수 있다. 국민들은 그럼에도 이런 현안들에 대해 최선의 답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할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이 이 대통령이 어려운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