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개선·수익성 제고 모색
자산관리 특화점포 연내 100곳 확대
더 퀴커 구축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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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가 지나며 강태영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주력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1분기 전년 대비 감소한 데다,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하반기 수익성에 대한 고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이 비이자 부문 강화 전략에 힘을 싣는 것도 실적 방어를 위해선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5월 범농협 차원에서 선포한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자산건전성 개선과 수익성 제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이는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실제 농협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1조84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9829억원) 대비 6.9% 감소했다.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치로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 목표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고, 주담대 및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에 직면한 강태영 행장은 비이자 부문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자산관리(WM), 디지털, 기업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강 행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신규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비이자 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업 재정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자산관리(WM) 사업이다. 올해 인가를 획득한 금융·부동산 투자자문업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강점인 풍부한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 자산관리 특화 점포인 'NH 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 69곳이던 센터를 올해 상반기 83곳으로 늘렸고, 하반기에는 1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오는 9월에는 고액자산가 전용 공간인 '더 로열라운지(가칭)'를 열고, 지난 2013년 '로얄로드' 철수 이후 12년 만에 고소득층 자산관리 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임베디드 금융과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초 기업디지털플랫폼 산하에 '임베디드금융국'을 신설하고, 특화사업 발굴 및 외부 기업과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컬리페이·다우기술 등과 협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 1일에는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런던지점 설립 최종 인가를 받아 글로벌 IB 비즈니스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뉴욕·홍콩에 이어 런던을 거점으로 한 해외 IB 삼각축 구축도 기대된다.
기업금융의 디지털 전환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연말까지 디지털 기업금융 시스템인 '더 퀴커'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류 제출, 인증, 대출 신청 등 기업금융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 기업 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전용 상품도 출시하고, B2B 핀테크 기업 웹케시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기업 디지털 서비스도 공동 구축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각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