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극’체제 극복하란 대통령의 뜻”
‘실세총리’ 아닌 ‘李의총리’ 역할론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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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취임식' 관행 깨고 세종行…첫 회의도 세종에서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취임식과 함께 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여름철 재난 대비 상황을 점검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김 총리는 세종 총리 공관과 집무실을 오가며 주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는 "세종을 잘 챙겨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당부'에 따른 것이다. '새벽총리'를 내걸었던 김 총리가 '세종총리'로 방점을 옮긴 배경이다.
김 총리의 취임 첫날 일정은 세종에서 빽빽하게 채워졌다. 그는 세종청사에서 관계기관에 "폭염에 대비해 선제적 예방 행정에 힘쓰라"는 1호 지시를 내렸고, 세종시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건설 현장을 찾아 폭염 대비 휴게시설 등 근로 환경을 점검했다.
김 총리는 "취임 직후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세종 지역에서 업무를 일주일간 본다는 것은 시작으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오는 9일에는 세종 국회의사당 및 대통령 집무실 부지를 방문하고, 세종청사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의 간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관료출신 여권 한 인사는 "그동안 총리들께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정도만 세종청사 집무실을 이용했기 때문에 '서울총리'였는데, 이젠 달라지겠다는 의미"라며 "세종에서 업무를 본다고 해도 당연히 공무 수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수도권 1극'체제를 극복하려는 이 대통령의 뜻을 실행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실세총리? 李의총리!…"철저하게 '2인자' 선 넘지 않아"
정치권 일각에선 김 총리가 '실세총리'로 독자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주변에선 철저하게 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참모장'으로 국정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인사는 "언론에 실세총리라는 말이 나오는 건 총리가 아직 젊고 앞날이 열려 있기에 나오는 얘기"라며 "김 총리는 '국정 2인자'란 선을 분명하게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실제 김 총리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풀어가는 정부의 참모장"으로 규정했다. 취임사에도 이례적으로 "일을 맡겨 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는 감사인사를 담았다.
아울러 이날 취임식에서 김 총리의 '양이 그려진 붉은색 넥타이'도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취임사를 마치고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양이 그려진 넥타이를 맸다. 어제는 파란색 바탕이었다. 양은 사회적 약자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약자를 찾는 일에 파란 넥타이를 매든, 빨간 넥타이를 매든 무슨 차이가 있겠나"라면서 "약자를 한명도 남겨놓지 않고 구하자는 마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