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릭스 '반미 정책' 동조국에 10% 추가 관세 부과"
룰라 "브릭스, 비동맹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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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세상이 바뀌었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주권 국가"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경고를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 국가가 자체 관세로 대응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인터넷(소셜미디어·SNS)을 통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反)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는 예외 없이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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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은 일방적인 관세가 세계 무역을 감소시키고, 공급망을 교란하며 국제 무역에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달 22일(이란시간) 미국의 이란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이 전날 개막 연설에서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기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정에 대해 "평화보다 전쟁에 투자하는 것이 항상 더 쉽다"며 비판했다.
나토는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틀 일정의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채택한 공동 성명에서 전력 증강 계획인 '나토 군사 역량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연간 GDP의 최소 3.5% 를 병력·무기 등 핵심 국방 수요에 투입하고, 이를 위한 연례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과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있는 러시아의 위협이 크게 작용한 결정이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은 브릭스를 양극화된 세계 질서의 어느 쪽에도 편승하지 않으려는 개발도상국들의 모임인 냉전 시대 비동맹 운동에 비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브릭스는 비동맹 운동의 후계자"라며 "다자주의가 공격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자율성이 다시 한번 견제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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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0일 브릭스 회원국이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새로운 브릭스 통화나 다른 통화로 대체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브릭스는 중국 주도로 러시아·인도·브라질이 참여해 2009년 창설됐으며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해 1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에티오피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이란이 각각 합류했고, 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말레이시아가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전날 경제인 대상 연설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 경제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 정상회의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를 보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푸틴은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 이어 참석하지 않는 등 브릭스의 결속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