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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7일(현지시간) 선거연합 포베다 블록을 이끄는 친러 성향의 일란 쇼르가 "몰도바는 반드시 CSTO 회원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쇼르의 발언은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친러·친유럽 세력 간 갈등이 최고조로 오른 몰도바 내부 사정상 충분히 무게감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쇼르는 잇따른 친러 발언으로 서방과 우크라이나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그는 몰도바를 대표하는 재벌이며 야권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최근 CSTO의 군사 활동 범위를 공식적으로 확대한 러시아가 '동유럽의 관문'으로 불리는 몰도바를 CSTO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련권 국가였던 몰도바는 1991년 소련 붕괴를 계기로 독립했으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국토 일부를 장기간 장악했고 정치권에서는 친서방과 친러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오랜 기간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2022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몰도바는 확연하게 반러 성향으로 돌아섰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시작했고 러시아를 포함한 구소련권독립국가연합(CIS)와의 모든 협약을 무효화하는 등 확실한 반러 행보를 이어왔다.
2023년 지방선거에서 친유럽 성향의 집권여당 행동연대당(PAS)이 참패했고 정국의 주도권이 친러 야당연정 세력에 넘어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다수 매체는 PAS의 지난 지방선거 참패의 여러 원인 중 경제 및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문제를 지적하면서 오는 9월 총선에서 야당연정 세력에 주도권이 넘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포베다 소속 바살레 볼레아 의원은 "PAS의 일방적인 외교 정책으로 우리는 CIS 국가 특히 러시아와의 접촉점을 잃었으며 이는 우리 시민들에게 큰 손실을 줬다"면서 "수십만명의 몰도바 국민이 러시아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하며 외교 채널을 회복하고 의회 차원의 친선 활동 및 정부 간 협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