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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루토 케냐 대통령은 상점을 파괴하는 시위대를 향해 다리를 쏴 무력화해야 한다고 경찰에 지시했다. 루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른 사람의 재산을 불태우러 가는 사람은 죽이지 말고 다리를 쏴서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가 자신의 정적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대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루토 대통령은 "우리 경찰, 우리 보안 요원, 경찰서를 포함한 보안 시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선전 포고를 하는 동시에 테러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테러에 의해 운영되고 폭력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토 대통령은 "이 나라는 조급하고 위헌적인 수단으로 정부를 바꾸려는 일부에게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루토 대통령의 강경한 대응 방침은 반정부 시위로 31명이 사망했다는 케냐인권위원회(KNHCR) 발표 하루 뒤에 나온 것이다. 전날 KNHCR은 기자회견에서 반정부 시위의 강경 진압에 31명이 사망하고 107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약 530명이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케냐에서는 정부의 부패와 경찰의 가혹행위, 정부 비판자들에 대한 탄압 등에 반발해 수도 나이로비 등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지난 1990년 다당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요구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추모하며 7월 7일(사바 사바, 스와힐리어로 '7·7')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증세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시위에서도 진압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6∼7월에는 증세 반대 시위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