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익 해외법인 정리도 속도낼듯
본업 팔아 본업 살리기…신시장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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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중국 스테인리스강 자회사인 장자항포항불수강 지분 82.5%를 중국 칭산그룹에 양도하는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온 장자항포항불수강은 중국 공급과잉과 경기 둔화 등으로 지난해 포스코 해외법인 중 가장 큰 손실(-1698억원)을 내며 매각 대상에 올랐다. 매각 대금은 4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사간 만남이 추진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에 대해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중국 자회사 매각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다자간 논의 등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국 자회사와 함께 주로 적자를 내오던 각 계열사 해외 자회사도 매각 대상으로 떠오른 상태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이앤씨의 베트남 자회사 '포스코이앤씨 베트남'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중국 철강 자회사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등이다.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역시 지난해 315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1분기에도 159억원의 손실이 났다. 장인화 회장이 적자 사업 매각을 공언한 만큼 조만간 매각 작업이 구체화할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정리되는 사업들은 몇 년새 위기가 닥친 철강으로 집중돼 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에서 벗어나 신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함이 크다. 포스코그룹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이차전지 소재 등을 키우고 있으나, 여전히 그룹 전체 투자 중 절반 가까이가 철강에 집중될 만큼 본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강하다. 단적인 예로 올해 포스코그룹의 철강 사업 투자 금액은 3조8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투자금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전년(3조4000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회사는 앞서 미국과 인도에 현지 제철소 구축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아직 개발 단계가 구체화되진 않고 있다. 이에 우선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해 연말께 총 2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려는 목표다.
철강업계 자체로도 불황 저점은 지났다는 평가다. 철강 제품의 반덤핑 관세 효과와 중국의 감산 정책 등이 겹치면서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980억원으로, 전분기(5584억원)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확정과 업계 반등 시점 등 하반기 대외적인 환경의 윤곽이 잡힐 경우, 포스코그룹이 확보한 자금의 활용처도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현재까지의 구조조정 시행 경과와 향후 계획 등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