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품목·시장 다변화, 내수·강소기업의 수출기업화 뒤이어
응답기업 43.3% "올해 수출 감소"… 회복 시점 '내년 이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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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는 11일 '새 정부 경제통상공약 실행 우선순위'에 대한 무역업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응답자 중 20.7%가 '국익 극대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통상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출품목·시장 다변화'(20.3%), '내수·강소기업의 수출기업화'(18.1%) 순으로 정책 실현을 요구하는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11일 이틀간 무역업계 임원 및 직원 4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경제통상분야 공약 9개 항목에 대한 우선순위와 수출 전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략적 통상정책'의 세부과제 가운데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은 항목은 '미국발 관세리스크에 대한 적극 대응'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은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출 여건 조성을 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 기존 협정 고도화, 정부·민간 통상 대응 역량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을 기록한 '수출품목·시장 다변화'에서는 2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유망 품목 육성과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 수출 확대에 대한 수요가 컸다.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품목 다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수 중심의 중소·중견 유망기업을 수출시장에 진입시켜 '수출 한국 원팀'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를 위해 상품 개발부터 실무 교육,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 패키지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외에도 △AI 산업과 수출산업의 접목(9.5%), △무역안보 단속체계 확립(7.5%), △국적선박 확보 통한 물류안보 실현(7.0%) 등이 주요 과제로 뒤를 이었다.
한편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 응답 기업의 43.3%가 "전년 대비 5%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38.9%), '증가할 것'(17.8%)을 합한 수치를 웃도는 수치다. 수출 회복 시점은 '내년 이후'라고 본 응답자가 71.1%에 달해, 업계 전반의 부정적 전망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 규모가 작을수록 수출 감소와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돼, 소규모 기업 대상의 정책 지원 강화 필요성이 부각됐다.
정희철 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은 "무역업계는 새 정부가 안정적인 통상환경을 조성하고 기술집약형 수출품목의 다변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차질 없이 추진해주길 기대한다"며 "미국발 관세이슈,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외부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