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데스크칼럼] YS·DJ·이재명 대통령의 ‘반전’승부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4010007699

글자크기

닫기

최성록 기자

승인 : 2025. 07. 15. 07:51

허를 찌르는 부동산 규제책으로 경제 정책 기대감 커져
진보정권의 집값 상승, 어떻게든 막으려는 고육책 시각도
최성록 기자
2020061501010010862
최성록 건설부동산부 부장
재야인사 시절 김대중 대통령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는 '민주화 운동의 거두' 혹은 '투쟁가' 또는 '친북인사'였다. 군사 정권은 강력한 라이벌인 그에게 좋은 이미지를 허락하지 않았다. TV나 신문에 나올 때 그의 얼굴은 찡그리고 화내는 등의 부정적인 모습만 비춰졌다. 하지만 DJ는 15대 대선 직전 한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방송을 통해 그는 코미디언과 소탈하게 대화를 하고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눈치를 보는 친근한 모습을 대중들의 마음속에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결국 기존의 과격한 모습은 희석되고,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 인물상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허를 찌르는 '반전'과 '선빵(선제공격)'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곤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3당 합당을 통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하나회 척결이었다. YS 역시 취임 직후 군부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육해공 중장 이상의 장성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지휘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 사기를 진착시키는 작업에 나섰을 정도다. 그렇게 군부를 안심시킨 YS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때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통해 군부 내 하나회 세력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6.27 대출 규제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하자마자 시작된 반전 승부수로 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이 대통령은 늘 자신이 '시장주의자'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취임식을 통해서도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나는 시장주의자다. 시장 대응을 믿지만 가격통제는 별로 안 좋아한다. 시장 왜곡을 불러오기 때문"이라며 "주택 문제도 시장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고,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랬던 대통령이 그 누구보다 강력한 규제를 들고 나섰다. 일각에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 대통령이 반전 카드를 제시한 이유는 '진보정권=집값상승'이라는 프레임을 걷어내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최근 20년간 정부별 아파트값 변동률(부동산R114 기준)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2017~2022년) 시기 누적 상승률은 72.5%에 달했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가 63.8%로 뒤를 이었다. 박근혜 정부(2013~2017년) 땐 22.6% 올랐고, 이명박 정부(2008~2012년)와 윤석열 정부(2022~2024년 4월 기준) 때는 각각 -3.05%, -6.15%로 뒷걸음질 쳤다.

노무현 정권과 문재인 정권 이후 진보 정권이 재집권하지 못한 이유로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꼽을 정도다.

어쨌든 대통령은 반전 승부수를 제시했다. YS, DJ처럼 순식간에 진행됐다. 선발제인(先發制人)! 속전속결(速戰速決)!

이 같은 과감한 승부수로 새 정부가 취하는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기대감이 새 정부의 날개가 될지, 심판의 잣대로 작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보 정권의 아픈 손가락은 부동산이다. 한두 개 손을 댄다고 해서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국민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준엄하게 평가할 준비를 마쳤다. 무엇보다 그들은 현 정부의 뼈를 깎는 자성과 솔선수범까지도 지켜보는 중이다.

최성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