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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테더 넘으려면 기술력 중심 발행 구조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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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5. 07. 16. 15:17

전문가들, “웹3.0 기반 탈중앙화 결제 인프라 구축 필수”…정부 샌드박스 제도 정비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사, 대기업, 핀테크 업계가 잇따라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중앙화 방식의 핀테크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기술력 중심의 탈중앙화 생태계 구축을 주문하고 있다.

◇ “예치금 기준으론 신뢰성 담보 어려워”…기술 기반 평가 강조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김형주 이사장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선정함에 있어 자본력 중심의 예치금 기준만으로는 기술력과 운영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선정될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의 샌드박스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기술 중심 평가체계를 통해 시스템 안정성, 보안성 강화는 물론 리스크 관리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며 “특히 중소·혁신기업에 기회를 줄 수 있는 구조가 조성된다면 산업 생태계 확대와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최명렬 교수, 웹 3.0 결제 혁신으로 제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전략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이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인 최명렬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테더(Tether)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에서 기술적·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며, “현재 논의 중인 기존 중앙화 핀테크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추진한 ‘한강 프로젝트 CBDC’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최 교수는 “이에 따라 웹 3.0 기반의 탈중앙화 결제 시스템 플랫폼 도입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시스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 모두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계기를 통해 OpenAI, Deepseek 등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공공성 담보 위해선 법률·기술 전문가 중심 평가위 구성돼야”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대표변호사는 “발행 주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예치금 중심일 경우 자본력은 있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이 선정될 위험이 있다”며 “공개입찰과 기술 평가를 병행하는 구조가 공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변호사는 “명확한 기술 기준과 공정한 공개 심사, 법률·기술 전문가가 참여한 평가위원회를 통해 제도의 투명성과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제도 정비를 제안했다.

◇ “사전 모니터링 체계 갖춰야 금융 리스크 관리 가능”

자금세탁방지 전문가인 정지열 박사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기술 요건뿐 아니라 금융 범죄와 거래 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사전 모니터링 체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FDS(이상거래탐지), AML(자금세탁방지), 보이스피싱 대응 등 기존 결제 시스템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제도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행자의 지급준비자산 모니터링, ▲정보보안 역량 강화, ▲실사용처 확대, ▲국내외 규제와의 정합성 확보 등도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주문했다.

◇ “기술적으로 이미 가능한 수준…정책 유연성 필요”

블록체인 기반 웹3.0 기술을 개발 중인 중소기업 ㈜멀티랩스퀘타 최기재 대표는 “웹·앱 기반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이미 구현 가능하며, RWA(실물 자산 연계) 및 STO(토큰증권) 등 실물경제와의 연결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자율성과 연결성을 갖춘 탈중앙화 생태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 효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정부는 기술 혁신을 수용하고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중앙화 탈피 없인 테더 못 넘는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록체인투데이’의 정주필 대표는 “테더를 뛰어넘기 위해선 중앙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미 국내에 개발된 블록체인 3.0 기반 결제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기존 글로벌 모델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만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세계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 “기술 기반 발행, 탈중앙 플랫폼 도입이 성공 열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력 중심의 발행 주체 선정과 웹3.0 기반 탈중앙화 결제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 제도에 대해 “사용자 중심·산업 육성형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부의 정책적 유연성과 민간의 기술적 자율성이 조화를 이룰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 한국 디지털 금융 주권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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