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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 시간)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위협에도 개의치 않고 서방이 자신이 제시한 조건에 응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속하고, 나아가서는 러시아군이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려 할 수 있다고 크렘린궁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제와 군사력이 서방의 추가 제재를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믿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를 포함한 무기 공급을 발표했다. 만약 50일 내에 평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러시아와 러시아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압박에 굴복해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으며, 지금까지 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도 평화 협상의 세부 조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누구도 평화 조건에 대해 진정성 있게 접근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가졌고,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러시아에 파견하기도 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구체적인 평화 방안 논의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는 "푸틴은 트럼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위트코프와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러시아의 국익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제시하는 평화 조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중단에 대한 법적 보장 △우크라이나 중립국화·군사력 제한 △러시아어 사용자의 보호 보장 △러시아의 점령지 인정 등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점령지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혀 왔다. 또 나토 가입 여부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주권적 권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보다 전쟁의 전략적 목표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고, 전시 체제에 이미 맞춘 러시아는 나토 주도의 서방보다 탄약이나 포탄 생산에서 앞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더 많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루한스크 전역,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의 70% 이상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 다섯 개 지역이 러시아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철수해야 평화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이 전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미·러 간의 대리전'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지지를 철회했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인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중인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경제부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4.3%에서 다소 둔화된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