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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러-우크라전 실전경험 흡수…비전통 전쟁의 서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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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7. 17. 14:05

“北, 재래식 아닌 비대칭·비정규전 주도 가능성 커져”
‘‘참호전·드론전·사이버전’ 교훈 삼아, 남북 전장 패러다임 흔들
0717 북한_러우전쟁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Kyiv Independent 언론 매체에서 보도된 북한군 공격 영상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설명하고 있다, 2024.10.29 연합뉴스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전쟁터에서 비전통 전쟁의 교본을 직접 습득하고 있다는 관측이 안보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드론전, 참호전, 사이버전 등 기존의 정규전 틀을 벗어난 비대칭 전력 활용과 전장 운용 전략이 한반도 유사시, 남북 간 전쟁 패러다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北, 전투 경험 아닌 전장 기술을 수집 중"

복수의 정부 소식통과 군사정보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 말부터 러시아군에 편제돼 전후방에서 활동 중인 북한군 기술요원과 병력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들은 단순 병참지원이 아닌 드론 운용, 야전 지휘, 사이버교란, 심리전 등에 집중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했던 고위 군 정보장교는 "북한이 러시아 측의 참호전 배치와 드론 타격 정보를 전수받고 있는 정황이 위성영상과 전자신호 분석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단순 교류가 아닌 학습형 실전참여로, 향후 남북 간 전장에서 정면충돌이 아닌 파고드는 전술 전환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황해도 곡산에 서울·부산·제주 지형을 본뜬 훈련장을 운영하며 남침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2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잇따라 방문해 북한군 포로 2명을 면담하고, 현지 군 관계자들과 전장 양상에 대해 논의한 유용원 의원은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이 북한군을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지난해 체결했다"며 "북·러 연합군은 이제 가상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전 속에서 전장을 익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0717 북한 병사_러우전쟁
러시아 국방부가 서부 국경지대에서 전투 훈련 중인 북한군 영상을 공개했다고 베스티 등 러시아 언론이 지난 4월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텔레그램
△ 드론과 참호, '저비용 고효율' 비대칭 전략의 상징

우크라이나 전쟁은 첨단 정규군 간 대결이 아닌, 드론과 참호, 전자전의 치열한 접전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저비용 드론 한 대로 수백만 달러 장비를 파괴할 수 있는 비대칭 효과는 북한이 선호하는 전형적 전술 방식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미 자체 드론 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2023년 말부터는 소형 자폭드론 및 FPV(1인칭 시점) 드론 실전배치 실험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 전장에서 자폭형 드론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중고도 침투형 드론 개발을 병행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 사이버·심리전도 강화…전방위 비정규전 준비

더불어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감행한 전력망 사이버 공격, 허위정보 유포, 심리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안보포럼의 김정수 연구위원은 "북한의 심리전·허위정보 유포 전략은 러시아의 전술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국 사회 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비정규전의 전초단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최근 브리핑에서 "북한의 정보심리전 및 전자전 능력 강화는 사이버 인프라 공격, GPS 교란, 통신망 차단 등 다층적 위협으로 진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 "南, 실전 중심의 비정규전 대응전략 시급"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변화에 맞서 한국군도 기존의 전면전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휘통제-드론-전술요원' 삼각편대를 갖춘 신속 대응체계 구축, 사이버-심리전 방어망 확대, K-드론 부대의 양적·질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직 합참 전략기획관 고위 장성은 "북한은 정규군이 아니라 게릴라처럼 싸우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우리도 방산기술과 실전운용능력을 통합한 비정규전 대응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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