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규모 축소·질병 확산·트럼프 관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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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다진 소고기 1파운드(0.45㎏) 평균 가격은 6.12달러(약 8521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상승했다. 스테이크용 소 생고기 평균 가격은 약 8% 상승해 1파운드당 11.49달러(약 1만5998원)를 기록했다.
소고기 가격이 최근 갑자기 상승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올랐다. 소고기의 높은 인기에 비해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소 사육 규모는 지난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올해 1월 1일 기준 미국에서 사육된 소는 총 약 8679만 마리다. 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 대비 약 8% 감소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이는 195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소고기가 끊임없이 비싸지는 이유로는 축산업의 침체, 질병 확산, 관세 등이 꼽힌다.
◇ 축사 규모 축소
텍사스 A&M 대학교의 가축 경제학자 데이비드 앤더슨은 "미국 소고기 산업은 더 큰 가축을 사육하는 데 더 능숙해졌기 때문에 목장주들은 더 적은 소로 동일한 양의 고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농업협회(AFB)는 2020년 시작된 3년 간의 가뭄으로 목초지가 말라붙고 소 사료값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서부 전역에서 가뭄은 계속 문제가 되고 있으며 사료 가격은 이미 낮은 이윤으로 운영해 온 농장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다수 농가가 암소를 평소보다 더 많이 도축했고 단기적으로 소고기 공급을 늘렸지만 장기적으로 소고기 사육 규모는 감소했다. 소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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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소떼에서 살을 파먹는 해충이 발견되면서 공급에 압박이 가중됐다. 당국이 지난해 국경 남쪽으로부터의 소 수입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소고기 생산을 위해 도축용으로 공급하는 소의 약 4%가 멕시코산이다.
신대륙 나사벌레 파리로 불리는 이 해충의 암컷은 포유류의 상처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유충은 죽은 물질 대신 살아있는 살과 체액을 먹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미국 당국은 이 파리가 텍사스에 도달하면 수십 년 전 미국이 이 해충을 박멸하기 전처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관세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는 아직 소고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미국이 매년 400만 파운드(약 181만4370㎏) 이상의 소고기를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입 소고기는 지방이 적은 살코기다. 이는 미국에서 생산된 지방이 많은 소고기와 혼합돼 자국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다진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 소고기 살코기 대부분은 10% 관세가 부과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수입되고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브라질에서 수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