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는 부족”…지방으로 뻗어가는 스타트업

브리즘, 부산에 첫 지방 매장 오픈
딜리버스, 택배 가능 범위 대전광역시로 확장
청소연구소, 강원도까지 '집 청소 서비스' 지역 확대

브리즘 부산센텀점 매장 전경./브리즘

스타트업의 성장 무대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에 안착한 이들은 이제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리테일·물류·생활 플랫폼 등 생활 밀착형 산업을 중심으로, 지방 소비자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들은 수도권에 집중됐던 사업 운영 방식을 탈피해 지역 기반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퍼스널 아이웨어 브랜드 '브리즘'은 지난 3월 말 국내 13호점이자 첫 지방 매장인 부산센텀점을 오픈했다.

브리즘은 △3D 얼굴 스캔 및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안경 디자인 추천 △12단계 정밀 시력 검사△3D 프린팅 맞춤 안경 제작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의 얼굴형과 시력에 최적화된 맞춤 안경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이번 지방 진출은 맞춤 안경 구매를 위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 매장을 찾아야 했던 부산 지역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고, 나아가 경상권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부산의 대표 상권인 센텀시티역 인근 대로변 1층에 위치한 부산센텀점은 유동 인구가 풍부한 입지 덕분에, 고객과의 접점을 대폭 넓힌 것이 특징이다.

매장 오픈 이후 고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는 늘어나고 있는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브리즘에 따르면 5~6월 기준 부산센텀점은 전국 13개 브리즘 매장 가운데 방문 고객 수와 매출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 4월 브리즘 전체 고객 중 부산 거주 고객의 비중은 약 6.4%였으나, 6월에는 두 배가량 증가한 12.8%를 차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박형진 브리즘 대표는 "수도권 밖의 지방 대도시에 브리즘 매장을 오픈한 첫 번째 사례라 여러 가지로 우려가 컸지만, 오픈 직후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부산 지역 고객님들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대전·대구 등 주요 거점 도시에도 진출해 더 많은 고객에게 브리즘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아이웨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딜리버스가 당일 도착보장 배송 서비스를 대전광역시로 확장했다./딜리버스

AI(인공지능) 기반 물류 스타트업 '딜리버스'는 자사의 당일 도착보장 택배 서비스 가능 범위를 기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지난 2월 초부터 충청남도 천안·아산, 5월 말부터는 대전광역시까지 확대했다.

딜리버스는 머신러닝 기반 배송 수요 예측 및 경로 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주력 서비스인 '딜리래빗'은 오후 1~2시까지 주문된 건에 대해 당일배송을 보장하는 프리미엄 배송 솔루션으로, 지역별 수요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당일 가장 많은 물품을 배송할 수 있는 최적의 배송 권역과 기사별 배송 경로를 생성한다. 이를 통해 유통·이커머스 기업의 배송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딜리버스의 잇따른 서비스 지역 확장 효과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6월 기준 딜리버스 전체 물량 중 충청남도와 대전광역시의 비중은 각각 3.0%, 4.5%를 기록했다. 수도권 바깥 지역에서도 당일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적지 않음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충청남도 천안·아산 지역의 경우 서비스 개시 이후 하루 평균 물동량이 빠르게 늘어나 6월에는 개시일 대비 121.1% 증가했다. 대전 역시 서비스 개시일 대비 17.3% 증가하는 등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딜리버스는 최근 론칭 이후 처음으로 월 물동량 50만 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김용재 딜리버스 대표는 "최근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며 비수도권 고객 사이에서도 당일배송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향후 충청권 외에도 영남·호남 지역까지 단계적인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소연구소가 강원도 지역에서도 집 청소 서비스를 운영한다./청소연구소

생활연구소가 운영하는 '청소연구소'는 올해 3월 강원도까지 집 청소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6대 광역시, 청주·세종·창원 등 주요 도시를 커버해 왔는데, 강원도 진출로 전국 주요 권역 대부분을 서비스 가능한 범위에 두게 됐다.

청소연구소는 고객과 전문 청소 매니저를 연결하는 홈클리닝 O2O(온오프라인연계) 플랫폼이다. 앱을 통해 △청소 매니저 중개 △예약 관리 △일정 조율 △정산까지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 편리성과 효율을 동시에 잡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까다로운 심사를 통한 청소 매니저 채용과 체계적인 교육 및 서비스 품질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88%에 달하는 높은 재이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청소연구소의 이번 강원도 확장은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검증된 홈클리닝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특히 최근 강원 지역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과 인구 증가로 인해 생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청소연구소는 강원도 내에서도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표 거점 도시인 춘천과 원주에 먼저 서비스를 적용했으며, 이후 지역 수요와 매니저 공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인근 도시까지 점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