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심 정비사업 '황금벨트' 장악…올해 수주액 ‘6조’ 돌파
“하이엔드 주거문화 리더 입증…브랜드 확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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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9일 개최된 조합원 총회를 통해 서울 양천구 신정동 1152번지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지하 4층~지상 최고 15층·14개 동·971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약 4507억원에 달한다.
이 사업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입지다. 사업지 바로 옆에는 총 14개 단지에서 일제히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목동 신시가지'가 위치해 있다. 또 도보권 내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이 자리하고 있으며, 신서중·목동고를 비롯한 학군과 국내 최고 수준의 학원가 등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이번 신정동 재개발 사업지를 '목동 재건축 수주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목동 트라팰리스'를 통해 하이엔드 주거 문화를 알렸고, 이어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로 지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여왔다"며 "이번 재개발 수주를 기반으로 내년 시작되는 목동 대규모 정비사업 추가 수주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며 삼성물산이 서울의 '황금벨트'로 불리는 한강변·강남권·목동 일대 정비사업 물량을 사실상 '싹쓸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신정동 수주로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만 6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 사업 수주 전까지는 5조7195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올렸고, 여기에 4507억원을 더하며 총 6조1702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초에는 현대건설을 제치고 한강변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4구역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반기에는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지다.
이 사업장은 현재 대우건설과의 수주 경쟁이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인근에 △일원현대 재건축 단지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개포주공2단지 '래미안 블레스티지'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 '래미안 포레스트'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지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다져왔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은 개포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개포우성7차를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종 시공사 선정은 다음 달 말 열리는 조합원 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총 6개 구역·1만여가구 규모로 재탄생하는 압구정 재건축 프로젝트에 대한 삼성물산의 전략도 주목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사업비 2조7400억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 입찰에는 불참을 선언했지만, 이는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7조 원에 달하는 3구역을 정조준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혈 경쟁'을 최소화하고 상징성과 수익성이 모두 높은 핵심 구역을 선점하려는 삼성물산 특유의 계산된 접근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2구역에 참여하지 않은 건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사업성과 상징성이 모두 큰 3구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며 "한남4구역·개포우성7차·목동 신정동 재개발 등 최근 수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삼성물산은 철저히 셈법에 따라 움직인다. 압구정에서도 한 방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3구역은 단일 사업지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어느 시공사가 맡느냐에 따라 향후 압구정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래미안 프리미엄을 압구정에서 다시 각인시키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