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장관 만남위해 방미시기 조율
한일 과거사 문제는 '긴 호흡' 강조
한반도 평화 정착 최우선 과제 삼아
![]() |
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데드라인'을 열흘 앞둔 21일 취임했다. 조 장관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4강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대사 인선 등의 산적한 과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특히 조 장관은 최우선 과제인 미국 관세협상 유예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관세 협상 종료 시한인 다음 달 1일 전에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만나기 위해 미국 측과 조율 중이다.
조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 하면서 "외교부가 좀 더 거시적인 시각으로 패키지딜 등을 살펴보고 의견도 제시하고, 미측과 함께 윈윈의 방향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며 "관세협상을 흔히 제로섬으로만 생각하지만 협상을 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항상 논제로섬의 '윈윈' 방안이 나온다"고 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면 조 장관은 막바지 관세 협상 상황을 비롯한 양국 간 현안을 두루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은 또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조율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29일 스코틀랜드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미 정상의 첫 대면은 다음 달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한일관계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오랜 기간 시도를 해왔는데 일본 사회에 관한 이해를 해야 한다"며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해나가되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는 게 큰 어려움으로 작동하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걸림돌로 작동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분명한 건 당장은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며 "그간 우리 역사를 봐도 가까이 있는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과 용기를 봐도, 우리가 국민의 힘을 뒷배로 삼아서 현명한 외교를 해나간다면 분명히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어 "지난 몇년 간 국내 정치에 외교 사안이 이용됐고, 외교 영역에 이분법적 접근이 많았다"면서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소송, 계엄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해 부응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찾되 앞으로 지난 정부 탓은 하지 않겠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 문화와 업무 관행을 확실히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인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했다. 그는 "변하는 국제정세 현실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통령이 강조한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구현해야 한다"며 "먼저 지정학적인 불안정과 긴장이 심화하는 이 시기에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단계적·실용적 접근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조 장관은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께서 강조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구현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