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LG·카카오 등 대거 출동
10개팀 압축 후 내달 초 5곳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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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된 정예팀 공모에 총 15개의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공모는 정부의 '한국형 LLM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한국어와 국내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독자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 아래 추진되고 있다. 참여 주관기관으로는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SK텔레콤, 카카오, KT, NC AI 등 국내 초거대 AI 기술 보유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외에도 루닛, 정션메드, 바이오넥서스 등 헬스케어 기반 AI 기업들과 모티프테크놀로지스(모레 자회사),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등 소프트웨어 기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학계도 일부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다만 구체적인 팀 구성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15개 팀을 대상으로 먼저 서류 적합성을 검토한 후 서면 평가를 통해 10개 팀으로 압축하고 이어 발표 평가를 거쳐 최종 5개 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비 심의와 조정을 거쳐 8월 초 협약 체결까지 마무리한다는 일정이다. 최종 선정된 팀들은 협약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 참여한 기업 다수는 이미 자체 LLM을 공개하거나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X 씽크, LG는 엑사원 4.0, 업스테이지는 솔라 프로 2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솔라 프로 2 모델로 독립 LLM 성능 분석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지능 지표(Intelligence Index)'에서 58점을 기록하며 GPT-4.1(53점), 아마존의 노바 프리미어(43점), 메타의 라마 4 스카우트(43점) 등을 능가했다. 솔라 프로 2는 고차원적 추론을 위한 Reasoning 모드, 64K 토큰 기반 맥락 처리, 한국어 특화 토크나이저, 환각 최소화 기능 등 실사용에 초점을 맞춘 설계가 특징이다.
정부는 이번 공모를 단순한 기술 개발 지원이 아닌 장기적인 기술 주권 확보와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사업으로 보고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바이오허브에서 AI 바이오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AI는 이제 연구의 보조를 넘어 연구자들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며 "AI 바이오 생태계, 인재 양성, 규제 개선을 포함한 국가 전략을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도 견제… 업스테이지, 韓 기업 글로벌 역량 입증
주목할 기업, 업스테이지는 자사 차세대 LLM 솔라 프로 2로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에서 58점을 기록하며, 한국 모델 최초로 프런티어 등급에 진입했다. 이는 오픈AI의 GPT-4.1(53점), GPT-4o(41점), 메타의 라마 4 매버릭(51점) 등을 뛰어넘는 성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경량 모델이 글로벌 상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특히 310억 파라미터(매개 변수)라는 상대적 소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1조7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그록-4'와 유사한 성능을 보여 기술 효율성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에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그록이 여전히 1위"라며 견제성 발언을 내놓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곧 따라잡겠다"고 응수했다. 이후 그록 공식 계정이 "건강한 경쟁을 환영한다"고 답하면서 글로벌 LLM 시장의 기술 경쟁이 한층 뜨거워진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단순 기술력을 넘는 의미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과 방향성이 맞닿아 있으며, 'AI 3대 강국' 전략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업스테이지는 현재 1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차세대 모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하이브리드 LG 엑사원… 벤치마크 美·中·佛 제쳐
LG AI연구원도 최근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인공지능) 모델 '엑사원(EXAONE) 4.0'을 공개했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문제 해결이 둘 다 가능한 통합 모델을 선보이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국가대표 AI'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엑사원 4.0은 자연어 이해와 생성, 지식 기반의 빠른 답변에 강점이 있는 LLM과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추론 AI' 모델을 하나로 결합한 모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AI를 공개한 곳은 미국의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과 중국의 큐원 개발사인 알리바바 정도다. 오픈AI도 GPT-5를 통합 모델인 하이브리드 AI로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엑사원 4.0은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비교에서 미국과 중국, 프랑스의 대표 오픈 웨이트 모델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