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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대국 브라질, 개신교 신자 급증…“2049년 교세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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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7. 22. 16:27

1950년대 인구 93% 가톨릭, 56%로 감소
"내년 대선은 개신교와 가톨릭의 대결"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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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신교 행사 '예수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브라질 각지에서 개신교인 약 200만명이 참석했다./로이터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국가인 브라질에서 개신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는 줄고 있어 개신교가 25년 내 가톨릭의 교세를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NN 브라질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기독교 소식통을 인용, 하루 평균 14곳꼴로 교회가 들어서는 등 브라질의 사회적·종교적·정치적 지형에서 개신교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브라질 지리통계원(IBGE·통계청)의 마지막 인구조사(2022년) 결과를 보면 브라질의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26.9%였다.

이는 2010년 21.6%와 비교할 때 5%포인트(p)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톨릭 신자 비율은 2010년 65.1%에서 2022년 56.75%로 크게 줄었다. 전체 인구의 93%가 가톨릭 신자였던 1950년대와 비교하면 브라질의 가톨릭 신자는 절반으로 확 줄어든 셈이다.

이런 변화가 가시화된 건 1990년대부터였다. 1991년부터 브라질의 가톨릭 신자는 해마다 평균 1%p씩 감소했고 개신교인은 0.7%p씩 늘었다.

상파울루대학교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1만7033개에 불과했던 브라질의 개신교회는 2019년 10만9560개로 543% 증가했다. 대형교회도 우후죽순처럼 늘어 이제 브라질에선 재적 신자 1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교회도 여럿이 됐다.

조세 디니스 알베스 통계학 교수는 "상반된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장 추이를 보면 2049년에는 개신교인이 브라질 전체 인구의 38.6%까지 늘고 가톨릭 신자는 38%로 줄어 교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순절교단 소속으론 브라질 최대 교회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실라스 말라파이아 교회는 "마지막 인구 조사가 실시된 2022년보다 개신교인이 더 늘어 이미 전체 국민의 35%에 달한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며 "앞으로 7~8년 내 브라질은 가톨릭신자보다 개신교인이 더 많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세가 커지면서 개신교의 정치적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상파울루에선 브라질 개신교계의 최대 행사인 '예수 행진'이 열렸다. 개신교인 200만 명이 모여 역대 최다 규모로 열린 행사에는 상파울루 주지사와 시장 등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목사 출신으로 정계에 투신,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을 지낸 마르셀로 크리벨라는 "연방하원의원 140명, 상원의원 20명 등 의원의 30% 이상이 개신교인"이라면서 "개신교신자 의원들이 매주 수요일 모여 기도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세 카르도주 전 법무장관은 "개신교 신자가 급증하고 있어 2026년 대통령 선거는 개신교와 가톨릭이 지지하는 후보가 격돌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과 2022년 대선에서 가톨릭은 좌파 진영을, 개신교는 중도우파 진영을 지지했다.

연임에 도전하겠다며 202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선출직 후보로 목사를 대거 영입하는 한편 각종 사회프로그램에 개신교회를 포함하는 등 일찌감치 개신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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