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위에서 박쥐 머리 뜯어먹은 기행으로 악명 떨쳐
가족 리얼리티쇼 출연…말년에는 파킨슨병으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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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 방송 BBC 등에 따르면 그동안 파킨슨병을 앓았던 오스본의 가족은 "우리 사랑하는 오스본이 오늘 아침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가족과 함께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슬프다. 이 시기에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194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난 고인은 헤비메탈의 장르적 틀을 완성한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1969년 블랙 사바스의 창단 멤버이자 리드 보컬로 출발해 두 번째 앨범 '파라노이드'로 높은 음악성을 인정받았으나, 잦은 지각과 기행으로 1979년 팀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솔로 전향은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홀로 노래하는 동안 '크레이지 트레인' '굿바이 투 로맨스' '플라잉 하이 어게인' '유 켄트 킬 로큰롤' '미스터 크로올리' 등 여러 명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2022년까지 모두 13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5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오스본은 무대 위에서의 기괴한 행동과 실력파 기타리스트를 발굴해내는 선구안으로도 유명했다. 1981년 콘서트 도중 한 관객이 무대에 던진 박쥐 머리를 물어뜯어 논란을 일으켰고, 랜디 로즈 등 록 역사에 길이 남을 기타리스트들을 자신이 조직한 밴드의 일원으로 데뷔시켰다.
그는 이 같은 인기와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과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 자격으로 각각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에는 솔로 가수로도 다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00년대 초반 가족과 함께 리얼리티쇼에 출연한데 이어, 2002년과 2014년에는 두 차례 내한 공연을 열었다. 젊은 시절 마약 복용과 음주로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았으나 의외로 잔병치레없이 말년을 보낸 오스본은 2019년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뒤 최근 증상 악화로 보행이 어려운 처지가 됐다. 지난 4일에는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고별 공연에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 전원과 무대에 올라 홀로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