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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美 또는 EU 비자 취득 중국인 입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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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7. 23. 11:06

22일부터 시행…관광ㆍ비즈니스 목적 30일 체류 가능
아르헨티나, 중국에 성의 보이고 미국엔 무한신뢰 확인
Argentina Milei <YONHAP NO-1769> (AP)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AP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아르헨티나가 22일(현지시간)부터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비자를 취득한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시행명령을 관보에 게재하고 공식 발표했다. 시행명령에 따르면 미국이나 EU 비자를 소지한 중국인은 비자를 따로 취득하지 않아도 아르헨티나에 입국할 수 있다.

다만 입국 목적은 관광이나 비즈니스(사업)로 제한되며 체류기간은 30일이다. 아르헨티나가 비자를 면제한 한국 등의 국민이 입국할 때 통상 90일 체류를 허용하는 것과 비교해 짧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내년 5월까지 시범적으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페루, 우루과이 등 남미 5개국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에 대해 상호주의에 입각해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라고 압박해 왔다.

현지 언론은 중국으로부터 상호주의 압력을 받아온 아르헨티나 정부가 성의를 보이면서도 조건부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체류기간은 최소화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외교관은 "미국으로부터 중국과 거리를 두라는 압력을 받아온 아르헨티나 정부가 솔로몬의 지혜를 짜낸 셈"이라고 말했다.

상호주의를 명분 삼아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오히려 미국에 대한 신뢰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시행명령을 통해 미국 등 일부 국가가 비자 발급을 위해 시행하는 심사 과정을 신뢰해 아르헨티나 영사관이 일상적으로 실시하는 검증 없이도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때 아르헨티나에선 브라질을 통해 남미 땅을 밟은 후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단체로 이동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중국인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비자 발급이 비교적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남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국인 교민사회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는 총 20만여명의 중국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르헨티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양국 수교 50주년이었던 2022년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자국민(불법체류자 미포함)이 18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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