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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정부, 반부패 세력 정조준…개혁 후퇴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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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7. 23. 10:43

고질적 부패 척결 내세워 집권
정작 반부패 기관·활동가 '탄압'
Russia Ukraine War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의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2019년 대선에서 고질적 부패 척결을 내세워 집권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작 반부패 기관과 활동가들을 탄압하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반부패 운동가이자 젤렌스키 행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비탈리 샤부닌은 지난주 법정에서 병역 기피와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올해 40세인 샤부닌은 지난 10여 년간 우크라이나 반부패 운동의 중심 인물로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국방 부문 부패 조사를 제한하려는 입법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전쟁 초기 군 보급 식량 조달비 과다 책정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당국은 대규모 러시아 공습이 이어지던 지난 21일 국가반부패국(NABU)과 특별반부패검찰(SAPO)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두 조직에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이튿날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두 기관의 수사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항의해 이날 저녁 수천 명이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실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의 2022년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다.

법안 통과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멘 크리보노스 NABU 국장과 올렉산드르 클리멘코 SAPO 청장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크리보노스 국장은 "고위층 부패를 겨누는 우리의 임무가 의회의 결정으로 훼손됐다"며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NABU는 최근 젤렌스키 행정부 인사들에 대한 부패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6월 23일 부패 혐의로 기소된 올렉시 체르니쇼우 부총리도 포함돼 있다.

주요 7개국(G7)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NABU 관련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NABU와 SAPO 두 기관은 10여 년 전, 정부의 권력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시기구로 설립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도움을 받아 창설된 두 기관은 줄곧 미국 행정부의 지원 속에 성장해왔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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