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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손잡고 만든 ‘마을기업법’…15년 만에 법제화, 지역공동체 지원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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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7. 23. 15:35

지침만으로 운영되던 마을기업, 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안정적 성장 기대
청년·인구감소지역 우대 규정 포함…지역소멸 대응 정책과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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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의성군 비안면의 마을기업 '농뜨락' 직원들이 닭갈비 밀키트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김남형 기자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경제 모델로 자리잡은 마을기업이 15년 만에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 그동안 정부 지침에 따라 운영돼 온 마을기업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3일 '마을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마을기업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마을기업은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결성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벌이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회복, 지역문제 해결 등을 도모하는 사업체다. 2011년부터 중앙정부 지침에 따라 전국에 걸쳐 1700여 곳이 지정·운영돼 왔지만, 관련 법률이 없어 사업의 지속성과 정책 추진의 일관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 2년간 재정지원이 축소되고,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국 마을기업 수는 1800개(2023년 말 기준)에서 1726개(2024년 말 기준)로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 매출 역시 3090억원에서 3070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행안부는 이러한 운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마을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을기업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통과된 법률안은 마을기업 지정·육성 기준, 행·재정적 지원 체계, 실태조사 근거, 시도별 지원기관 설치, 육성·지원위원회 구성 등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청년이 설립하거나 인구감소지역에 위치한 마을기업에 대해서는 우대 규정을 둬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연계를 강화했다.

마을기업법은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정·신정훈·한병도 의원과 국민의힘 이달희·이성권·정동만·조승환 의원 등 여야 7명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를 막론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번 회기에서 마침내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한병도 의원은 "지역 곳곳에서 묵묵히 마을공동체를 일궈온 기업가 여러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을기업이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달희 의원은 "마을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가 주도의 중장기 지원 정책이 필수"라며 "이번 법 제정을 계기로 마을기업이 지방소멸 극복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마을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창업과 인구감소지역의 마을기업에 대해 정책 효과가 뚜렷하다고 보고, 우대지원 항목을 구체화해 지역소멸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마을기업 중 인구감소지역에 지정된 기업은 누적 기준으로 820개(34.4%)였으나 2024년 말 기준 운영 중인 마을기업 가운데 인구감소지역 기업은 689개로 39.9%를 차지했다. 지정 비율보다 운영 비율이 높아 인구감소지역 마을기업의 정책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에 제정된 마을기업법은 기본사회 실현 정책 및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와 맞물려 더욱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을기업이 지역공동체 복원과 뿌리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법은 하위 법령 정비 등을 거쳐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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