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대입 마감 앞두고 中 의대 인기 폭락, 이공대 폭등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23010013422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7. 23. 13:45

中 의대는 원래 인기 별로
올해도 상황은 불변
반면 AI 등 학과 인기는 폭등
clip20250723134155
교수와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베이징대학 의과대학의 한 세미나 광경. 이 대학에는 상당히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기는 하나 인기는 그다지 없다고 해도 괜찮다. 반면 이공대의 인기는 이에 반해 최근 완전히 폭발하고 있다./신징바오.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길게는 7월 말 8월 초까지 이어지는 올해 중국의 대학 입시에서 의대의 인기가 폭락하는 대신 인공지능(AI) 관련 학과를 필두로 하는 이공대는 상상을 불허할 만큼 폭등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를 부르고 있다. 당분간 이런 현상은 향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원래 중국의 의대는 한국과는 달리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지는 못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그러나 올해는 학업 우수 학생들의 의대 지원이 유난히 크게 줄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가오카오(高考) 성적 우수 학생들의 선호도가 입시 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만큼 낮아진 것이다. 경쟁률이 낮은 탓에 커트라인 역시 크다지 높지 않다. 이 때문에 택도 없는 가오카오 성적을 받아든 학생들이 의대에 배짱 지원하는 황당한 케이스도 아주 가끔씩은 발생한다.

이에 반해 AI 관련 학과를 필두로 하는 이공대에는 이른바 전국의 쉐바(學覇), 즉 학력 깡패들이 경쟁적으로 몰려들고 있다. 베이징대나 칭화(淸華)대,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등과 같은 최고 명문대 일반학과 입학이 충분히 가능한 학생들까지 이공대에 진학하기 위해 하향 지원을 불사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급작스럽게 각광을 받기 시작한 베이징유뎬(北京郵電)대학의 케이스를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원래 명문이기는 하나 AI 관련 학과의 경우 수년 전부터 입학생들의 가오카오 성적이 평균 660점(만점 750점) 전후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베이징대, 칭화대의 입학생들 못지 않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곳곳 이공계 대학이나 장쑤(江蘇)성 국방과학기술대 같은 곳의 AI 관련 학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가오카오 성적 660점 이상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합격은 고사하고 입학 원서를 내는 것조차 어렵다고 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최근 청년층의 취업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단언해도 무방하다.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명문대 프리미엄보다는 직업의 안정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AI 및 테크 분야의 기업가와 연구자들에 대한 직업적 선망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것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의대의 상황은 정 반대라고 해야 한다. 학업 기간이 길면서도 무사히 졸업한 후 의사가 되더라도 수입이 대단하지 않다. 업무 강도 역시 높다. 취업하는 것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대의 인기가 높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수년 전부터는 이런 의대 못지 않게 문과의 인기 역시 폭락하고 있다는 사실 아닐까 싶다. "문과에는 졸업과 동시에 굶어죽기 딱 좋은 학과들이 즐비하다"는 항간의 우스갯소리는 정말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중국의 대학 교육이 기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단언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