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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오세훈의 ‘삶의 질 르네상스’, 완성을 향한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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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7. 24. 11:15

민선8기 3년, 주요 정책 '완성도' 위해 '총력' 기울여야
주택진흥기금 통한 주택 공급, 구체적 청사진 빨리 내놔야
중앙정부와의 관계, 비판 넘어 대안 제시해야 가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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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사회부 차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민선8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키워드는 '삶의 질 르네상스'다. 2년 전 선언한 '일상혁명'이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지난 3년간 서울시는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1007개 생활권 도시정원, 연간 8200만명이 찾는 한강,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한 손목닥터9988까지. 숫자만으로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지금까지가 '파종'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수확'의 시간이어야 한다. 전 세계 대학생이 살기 좋은 도시 1위, 창업하기 좋은 도시 및 삶의 질 평가 순위 상승 등도 의미가 크다. 기후동행카드 같은 정책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성과들이 아직 '부분적'이라는 점이다.

남은 1년, 승부처는 '주택'이다. 오 시장이 가장 공을 들인 주택 분야야말로 성패가 될 분수령이다. 22만 호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은 상당한 성과이며, 이 기세로 최근 발표한 2조원 규모 주택진흥기금 마련을 통한 연 2500가구 공급은 의미 있는 목표다. 주택진흥기금 정책구상은 이달 초 해외출장지였던 오스트리아 빈의 소셜믹스 공공주택 현장을 둘러본 후 얻은 영감이다. 자가소유 48%, 사회주택 24%, 민간임대 19%의 빈은 소득 상위 80%까지 입주 자격을 줘 중산층도 사는 임대주택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다르다. 여전히 집을 '투자'로 인식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실제 집'이며, '질 좋은' 공공주택이다. 오 시장 역시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빈과 같은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기·초저리 융자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유연한 소셜믹스를 구상하고 있지만, 우리 현실에 착근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또한 오 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통화량 증가가 집값 상승을 부른다"는 분석은 경제학적으로 타당하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 보다 디딤돌소득이나 서울런, 기후동행카드 같은 성공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전국 확산을 유도하는 편이 시민들에게 더 큰 정책 효능감을 줄 수 있다.

오 시장의 민선8기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다. 3연임 도전에 대해 "시민 평가"를 내세우면서도 "일할수록 욕심이 난다"고 한 발언에서 오 시장의 더 큰 성취를 향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세계적 화제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10년 전 CNN 일기예보에 서울을 넣기 위해 로비했던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작품"이라고 오 시장이 소감을 밝힌 것처럼, 서울의 세계적 위상은 이미 확고해졌다. 남은 1년은 오세훈의 진정한 역량을 보여줄 '골든타임'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완성은 연속성 속에서만 가능하다. 강력한 의지만큼 더 큰 책임감과 더 강한 추진력으로 세계적 도시 서울의 '삶의 질 르네상스'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완성해가길 기대한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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