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사 마케팅 전쟁…특수 노린 프로모션
"상품 구성·매장 전략 정비…수요 지속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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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에 찾은 서울의 한 편의점. 평소라면 늦은 아침 시간대라 손님이 뜸할 때지만 계산대 앞은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매장 입구 유리문과 진열대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이라는 안내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점주 김모씨(42)는 "이틀 전부터 매출이 체감될 정도로 늘었다"며 "특히 아침부터 우유, 즉석밥, 라면, 도시락 같은 식료품을 사 가는 고객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나 식료품이 너무 오르다 보니까 이번 기회를 통해 부담 없이 사는 건지 평소에 안 팔리던 것들이 잘 팔린다"고 덧붙였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로 나눠 지급하는 민생쿠폰은 신청 후 바로 다음 날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빵집, 카페, 치킨집과 같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도 사용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사용할 수 없어 편의점 업계가 자연스럽게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다.
현장 풍경도 달라졌다. 입구에는 라면, 즉석밥, 국산 돼지고기, 계란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배치돼 있었다. 한쪽에는 수박과 복숭아 등 제철 과일이 쌓여 있었고, 냉장 진열대에는 삼겹살, 닭고기, 채소 세트가 자리했다. 한우, 장어, 전복 등의 프리미엄 식재료와 양장피, 유부초밥 등 간편식은 전면에 진열돼 있었다. 편의점이라기보다 작은 마트에 가까웠다.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도 달라졌다. 점심 무렵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회사 근처 식당은 가격이 부담돼 소비쿠폰을 활용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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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주말부터 쿠폰 사용이 본격화하면 매출이 더 오를 것 같다"며 "편의점이 생활 밀착형 채널인 만큼 이번 기회에 상품 구성과 매장 전략을 정비해 수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1차 신청 3일차인 23일 24시 기준 전체 대상자의 42.5%에 해당하는 2148만6247명이 신청을 완료해 총 3조8849억원이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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