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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폭염에 안전모 어떻게 쓰나…“기능성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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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7. 27. 17:25

야외근로자·50인 미만 사업장 온열질환 치중
작업 불편·더위 등 안전 장구 기피 요인돼
현장선 기능성 높인 보냉 장구 보급 목소리
폭염에 지쳐가는 인부들<YONHAP NO-4749>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9일 대구 한 공사장 인근에서 인부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
펄펄 끓는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야외 근로자 등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전반적인 안전 장구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온열질환 발생은 2183명으로, 사망자도 11명에 달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는 871명, 사망자는 4명인 점과 비교하면 각각 1312명, 7명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 등 복합고기압이 자리잡아 열돔 현상이 유발돼 역대급 더위가 이어진 탓이다.

최근 온열질환 산업재해 추이를 보면, 절반 가까이가 건설업과 50인 미만 사업장에 치중돼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온열질환 산업재해 건수는 총 145건(사망사고 17건)으로,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67건(46%)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기타의 사업 45건, 제조업 22건, 운수·창고 및 통신업 7건 순이다.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건수가 74건(51%)으로 가장 많았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할 때 반드시 근로자가 안전모를 착용하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폭염 등의 상황에서는 안전 장구 착용이 근로자들에게 극심한 더위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는 정부의 기후적응 및 산업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안전·보건 관계자는 "일본 등 다른 제조업 선진국들을 보면 보냉 기능이 탑재된 안전모 등 다양한 안전 장구가 나와 있다"며 "다만 가격이 비싼 탓에 국내 중소기업 현장에서 도입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본래의 충격 흡수 기능과 보냉 기능을 충실히 하는 국산 제품을 정부가 개발해 현장에 도입해야 실질적인 산재 예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안전모에 부착해 쓰는 보냉팩 등이 나와있지만, 습기가 차는 등의 불편한 점들이 많다"며 "근로자 중심의 작업 편의성과 안전성이 고려된 제품들이 나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ESG 차원에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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